국내 유명 스타트업 수십 곳이 모인 `스타트업 포럼`이 출범한다. 동종 업계 경쟁자까지 포함, 스타트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고 사회 책임을 다하는 `범 스타트업 협의체`가 목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선도 스타트업 20~30개사가 모여 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름은 스타트업 포럼(가칭)이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알지피코리아(요기요), 직방, 위드이노베이션(여기어때), 야놀자, 이음, 온오프믹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유명 스타트업이 대거 참여한다. 이미 6월부터 주요 스타트업 대표 사이에서 논의가 진행, 상당수 참여가 결정됐다. 정식 출범은 이르면 다음 달로 예상된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김 대표는 여러 스타트업 대표와 만나며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트업 8개사가 준비위원을 맡아 활동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스타트업이 함께 만들고 아직 발족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지는 자세히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들으면 알 만한 다수 스타트업 대표 사이에서 공동 협의체를 만들자는 데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초대 회장사로 우아한형제들이 거론된다. 김봉진 대표가 설립 과정에서 중추 역할을 한 점, 국내 스타트업 대표 서비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점 등이 근거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스타트업과 협의해야 하지만 김 대표가 준비위원장으로 적극 참여한 점 등을 감안하면 우아한형제들이 회장사를 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했다.
다수 스타트업 대표가 전면에 나서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있지만 대표들이 직접 나서지는 않았다. `O2O 얼라이언스` 등 사업 협력을 위한 소수 협의체는 구성된 적이 있다. `핀테크 포럼` `핀테크 협회` 등 특정 업계에 한정된 단체가 나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국내 스타트업이 뭉쳐서 `인터넷기업협회`처럼 업계와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하고 사회 책임을 다하자는 게 설립 취지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여기어때와 야놀자 등 경쟁 서비스까지 아울러 특정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 업계 목소리를 전달하겠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원 가입에 경쟁사 배제는 전혀 없다”면서 “범 스타트업을 추구하고, 뜻만 맞는다면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