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일본 계열사 지분을 허위공시한 롯데그룹에 5억7000만원 과태료를 부과했다.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 미·허위 제출과 관련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검찰에 고발할지 여부도 조만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2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5월 27일 호텔롯데, 롯데물산, 롯데로지스틱스 등 롯데그룹 11개 계열사에 총 5억7000만원 과태료를 부과했다.
공정위는 롯데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총 3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발견했다. 이 가운데 전원회의 등 별도 심의 없이 제재 가능한 허위공시에만 과태료를 부과한 것이다. 롯데그룹은 국내 계열사에 출자한 일본 계열사를 `계열사`가 아닌 `기타주주`로 허위공시 했다. 자산 5조원이 넘는 대기업집단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총수와 총수 일가가 보유한 기업과 지분 내역을 공정위에 의무 보고하고 공시해야 한다.
롯데그룹은 “일본 계열사 주주 현황 등 자료를 넘겨받지 못한 것일 뿐 고의성은 없었다”며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정위 관계자는 “허위공시는 고의성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허위공시 외 롯데그룹 동일인(총수)인 신격호의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 미·허위 제출, 11개 롯데 계열사의 주식 소유 현황 허위 신고에 대한 제재를 앞두고 있다. 특히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 미·허위 제출에 대해 공정위가 롯데의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 신 총괄회장을 검찰에 고발할지 여부가 관심이다.
허위공시와 달리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 미·허위 제출은 롯데의 고의성 여부가 제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고의성을 입증하면 신 총괄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1억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하지만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경고처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