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해 과점주주 매각방안을 발표하자 증권업계는 매각으로 인한 민영화 자체가 장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증시 전문가들은 과점주주 매각방식은 가능성이 높은 현실적 방안으로 매각공고 만으로도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줄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2일 과점주주 방식의 우리은행 지분 매각방안을 의결했다. 매각 공고는 24일 이뤄질 예정이다.
매각안의 핵심은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 48.09%(콜옵션 이행용 2.97% 제외) 중 30% 내외를 4∼8%씩 쪼개 파는 것이다. 지분 4% 이상을 낙찰 받은 투자자는 사외이사 추천권이 부여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은행 주가는 전날보다 150원 오르며 1주일 만에 1만400원대로 복귀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매각안을 발표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호재다. 다만 이후 과제로 남는 것은 매각조건, 이사회 선임권한 그리고 궁극적으로 실적”이라며 “이번에 4~8%가량 쪼개어 매각함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진출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은 분명 이전보다 시장 입장에 몇 발자국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민간의 경영참여가 일정 부분 보장될 수 있다면, 이는 주가에 분명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이번 방안은 과거와 비교해 매각 가능성이 큰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매각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우리은행은 민간 주도 경영을 통한 실질적 민영화 과정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방안이 성공하면 우리은행 주가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하며, 이와 함께 건전성 지표 등 펀더멘털 개선과 배당 매력도 주가 할인을 축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진형 연구원은 “매각 과정에서 주가 할인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며 “여전히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가 올해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이 7.0%로 은행 평균 대비 수익성이 높은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각 과정에서 과점주주 구성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연기금 등 장기투자자 중심의 우량 투자자로 이사회가 구성되면 주주친화정책 확대에 따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사모펀드 등 단기 투자자 중심의 과점주주가 구성되면 매각 우려에 따른 수급 부담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