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연, 핵융합 발전에 필요한 삼중수소 증식재 대용량 생산기술 세계 첫 개발

국가핵융합연구소(소장 김기만)는 핵융합 연료인 삼중수소를 얻기 위해 필요한 삼중수소 증식재를 대량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핵융합연, 핵융합 발전에 필요한 삼중수소 증식재 대용량 생산기술 세계 첫 개발

삼중수소는 바닷물에서 무한하게 얻을 수 있는 중수소와 달리 자연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 희귀 물질이다. 핵융합 발전에서는 핵융합 결과물인 중성자와 리튬이 함유된 삼중수소 증식재의 핵반응을 이용해 삼중수소를 자가 생산한다.

이번에 핵융합연 ITER한국사업단 박이현 박사가 주도해 개발한 삼중수소 증식재 생산 기술은 리튬 티타늄 산화물인 Li2TiO3를 이용해 직경 1㎜ 크기 볼 형태인 고체형 삼중수소 증식재를 제작하는 기술이다. 중소기업인 IVT와 함께 연간 50㎏ 이상 대량 생산이 가능한 제조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같은 삼중수소 증식재 생산에 대한 연구는 EU, 일본, 중국 등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개발 사업에 참여한 국가를 중심으로 수행되고 있다. 하지만 균일한 특성을 가지는 고체형 증식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이번이 세계에서도 처음이다.

기존에 세라믹 볼 생산 방식은 볼 크기 및 불순물 생성 등 제약이 있어 리튬 티타늄 산화물을 이용한 핵융합로용 증식재 생산 방식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핵융합연에서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제조한 삼중수소 증식재는 ITER에 참여한 다른 국가들에서 제조한 제품과 비교해 형상 및 기계적인 특성의 균일성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 기술은 일본 및 다른 나라에서 개발한 방법과 달리 아세톤 및 알코올 계열의 유기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며, 산업체에서 활용하는 것도 용이하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향후 ITER 실험에 필요한 삼중수소 증식재를 해외에서 수입하지 않고 자체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향후 핵융합발전로 상용화에 필요한 핵융합 연료 분야 원천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현재 리튬 티타늄 산화물 삼중수소 증식재의 수입 비용은 1㎏당 3000만원가량이다.

김기만 핵융합연 소장은 “핵융합 연료 분야 연구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 우리가 선도적인 연구로 원천 기술 특허를 다수 보유할 수 있게 됐다”며 “핵융합 상용화 기술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