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채널네트워크(MCN)사업자 캐리소프트 초기 월 매출은 5만원에 불과했다. 2년 뒤 월 매출은 3억원으로 껑충뛰었다. 국내 MCN사업자 중 이례적인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캐리소프트는 `캐리` `캐빈` `엘리`라는 1인 진행자가 어린이와 놀아주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업이다.
권원숙 캐리소프트 대표는 성공 비결을 `돈`이 아닌 `행복`이라고 소개했다. 캐리소프트는 영상에 방해가 되는 협찬을 받지 않는다. 회사가 장난감을 구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권 대표는 “협찬 받는 것을 고민한 적도 있었지만, 협찬으로 콘텐츠 방향성이 흔들리게 될 것을 우려해 완구를 구입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리소프트 목표는 어린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고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며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만 신경쓰다보니 자연스레 인기를 얻게 됐다”고 강조했다.
캐리소프트는 직원 행복을 1순위로 생각한다. 아이가 행복한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직원 행복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캐리소프트 직원 25명은 모두 정직원이다. 그중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한 19세 직원이 5명이나 된다. 캐리소프트는 직원에게 학벌에 상관없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10억뷰를 기록한 채널 메인 PD는 특성화고교 출신 19살 여성 PD가 맡고 있다.
권 대표는 “경험과 실력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고졸 신입사원의 패기와 착한 마음을 더 높이 샀다”며 “이들은 신뢰를 바탕으로 짧은 시간에 글로벌 키즈 영상제작의 주역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권 대표의 행복경영은 시장에서도 통했다. 캐리소프트 영상은 온라인과 국경을 넘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캐리소프트는 영상을 넘어 뮤지컬도 제작했다. 캐리소프트 뮤지컬은 올해 인터파크 티켓 어린이·가족 분야 1위 뮤지컬을 기록했다.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앵콜 공연이 예정돼있다.
해외에서도 인기다. 유튜브 월 시청자 수는 540만명이다. 중국 1위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요쿠`에도 채널을 개설해 현재 구독자 5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어와 영어 채널 론칭도 준비하고 있다.
권 대표는 “캐리소프트가 만든 동영상을 전 세계 50개국 이상 어린이가 시청하고 있다”며 “현지화로 제2, 제3의 `캐리`를 계속 양성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