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대·중소기업 협업 효과 `톡톡`…“신기술 개발하고 원가 줄이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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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으로 괄목할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ICT 기업 특성상 혁신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고 국내 우수한 기술·아이디어를 보유한 중소기업이 많아 협업이 수월하고 시너지도 크다는 분석이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6년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모범사례를 보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ICT 기업 간 협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공정위가 선정한 공정거래협약 모범사례 총 7건 중 3건(삼성전자, LG유플러스, SK텔레콤)을 ICT 기업이 차지했다. 올해는 10건을 선정했는데 이 가운데 6건(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S, LG이노텍, LG실트론, SK텔레콤, KT)이 ICT 기업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필옵틱스에 자금·기술인력 지원 프로그램 `크레파스`를 적용했다. 필옵틱스는 스마트폰 화면 등에 사용되는 유리기판을 레이저로 정교하게 자르는 장비 개발에 성공, 2015년 매출을 전년보다 2.2배(260억원→576억원) 늘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유리기판 가공공정을 단축해 제조비용을 연간 30억원 절감했다.

삼성SDS는 30년 노하우가 축적된 `정보시스템 개발방법론`을 응용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 펜타크리드에 제공했다. 이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 3년 동안 약 75억원 신규 매출을 창출했다.

LG이노텍은 화학제품 제조업체 오알켐을 지원했다. 오알켐은 2013년 스마트폰 회로기판용 도금약품 국산화에 성공, 3년 동안 90억원 신규 매출이 발생했다. LG이노텍은 기존 독일산 제품을 오알켐 제품으로 대체해 연간 26억원 외화 지출을 줄였다.

에이스나노켐은 LG실트론 지원으로 반도체 기판 연마용 슬러리를 국산화 했다. 이 회사 2015년 매출은 전년보다 16% 증가(64억원→74억원)했다. LG실트론도 연간 21억원 외화를 절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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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지원으로 벤처기업 테그웨이는 `웨어러블 열전소자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SK텔레콤은 이 기술이 활용된 상품이 많이 개발될 수 있도록 테그웨이와 스포츠 의류 제조업체간 협업을 지원하고 있다.

KT는 2015년 개최된 4개 해외 전시회에 20개 통신장비 제조업체가 참가할 수 있도록 비용 등을 지원했다. KT 협력업체 중 고려오트론, 피피아이는 해외 통신사와 각각 28억원, 17억원 규모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맺었다.

대·중소기업간 협업이 ICT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시장 특성 때문이다. 변화가 빠른 ICT 시장에서 대기업은 새로운 기술·아이디어 발굴과 원가절감에 적극적이고, 우수한 중소기업들이 이런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형태다. 비교적 보수적인 다른 제조업종에 비해 ICT 기업은 사고가 개방적이라 `상생협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ICT 기업의 개방성, 시장 특성과 더불어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확대하려는 정부 의지가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우수한 협력 중소기업을 찾는 ICT 대기업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ICT 분야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모범사례(자료:공정거래위원회)>


ICT 분야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모범사례(자료:공정거래위원회)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