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유시티, 공공 데이터센터 미래 제시했다…기존보다 예산 100억원 절감

인천 유시티 통합 관제센터는 인천 내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현황을 통합 관리한다. 데이터센터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인천 유시티 통합 관제센터는 인천 내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현황을 통합 관리한다. 데이터센터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인천 유시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재활용`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운용 비용을 당초 예산보다 100억원 이상 절감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인우 인천 유시티 대표는 “세금으로 운영하는 유시티 사업에서 최소 비용으로 최고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고민했다”며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에서 해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공공 클라우드 센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국내 첫 SDDC 사례인 인천 유시티를 찾았다.

인천 유시티는 청라·송도·영종센터 3개로 나눠져 있다. 청라에 있던 x86 서버 100대와 영종 서버 50대는 지금 전체 데이터센터의 저장공간(스토리지)으로 활용하고 있다. 송도 데이터센터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다. 소프트웨어(SW)로 기존 데이터센터를 가상화, 일괄적으로 통제·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현했다.

기존 자원을 그대로 쓰다보니 구축 완료된 송도 센터 외에는 구매 비용이 들지 않았다. 송도 센터도 범용 컴퓨팅 장비를 구매해 계획보다 60억원가량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사업을 계획한 이상호 기술본부 차장은 “국내는 SDDC 레퍼런스가 없어 1년 전부터 세미나와 네트워크 업계를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인천 유시티 송도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데이터센터를 위한 대규모 공간이 필요없다. 어떤 형태의 공간이든 서버가 들어가는 랙 사이즈만 맞추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는 형태다.
인천 유시티 송도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데이터센터를 위한 대규모 공간이 필요없다. 어떤 형태의 공간이든 서버가 들어가는 랙 사이즈만 맞추면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는 형태다.

새로 설립된 송도 센터는 일반 구조와 달랐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G타워 3층에 마련된 센터는 일반 사무실을 연상할 만큼 층고가 낮았다. 전력선과 냉각 장치, 공기 순환시설 때문에 대규모 공간이 필요한 기존 데이터센터와 달리 서버·스위치·스토리지를 꽂은 80여개 `랙`만 눈에 띄었다.

이 차장은 랙이 줄 서 있는 가운데 천장 전력 공급 장치를 가리켰다. 그는 “가동하고 있는 랙만 전원을 공급(on)하고 사용하지 않는 장비는 전원을 꺼(off) 전력 사용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트래픽이 이동하는 서버 램프가 깜빡이지 않는 장비는 모두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개별 전원 관리가 가능하다보니 불필요한 전력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인천 유시티 측 설명이다.

랙 전원 공급 장치. 랙 하나당 하나의 전원 공급장치가 연결돼 사용하지 않는 랙은 전원을 꺼둘 수 있다. 불필요한 전력 사용을 막는다.
랙 전원 공급 장치. 랙 하나당 하나의 전원 공급장치가 연결돼 사용하지 않는 랙은 전원을 꺼둘 수 있다. 불필요한 전력 사용을 막는다.

모든 인프라가 19인치 랙을 기준으로 설계된 덕에 유지 보수도 쉽다. 트래픽이 늘어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려면 랙에 서버·스위치·스토리지만 더 꽂으면 된다. 특정 구간에서 고장이 나도 최소 장비 단위인 블레이드 서버만 교체하면 된다. 인력을 투입해 문제 원인부터 조치까지 오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이 차장은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SDDC가 구현됐다”며 “모든 장비를 SW로 가상화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기능 대부분을 SW로 개발해 특정 장비에 의존하는 현상도 없다. 장비 제조사 정책과 서비스보다 인천 유시티가 원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랙 내부 모습, 블레이드 타입으로 서버 등 장치를 꽂고 빼고 할 수 있다.
랙 내부 모습, 블레이드 타입으로 서버 등 장치를 꽂고 빼고 할 수 있다.

인천 유시티는 데이터센터가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에 최적화됐다고 자부했다. 송도·청라·영종 지역은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개발이 한창이다. 서비스 상황에 따라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쉽게 확장할 수 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대민 서비스도 회선 하나만 연결하면 하면 된다. 서비스에 맞춰 새로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 없이 범용 장비만 사서 꽂으면 되기 때문에 발주 방식도 `공사`에서 `구매`로 바꿀 수 있다. 이 차장은 “서비스 확장에 따른 사업 발주가 좀 더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 유시티는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삼을 계획이다. 기획부터 설계, 인프라 구축까지 전 과정을 플랫폼화해 다른 공공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롤 모델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이인우 대표는 “인천 유시티 사업에 발맞춰 데이터센터와 유시티 사업 전체를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패키지 형태로 진화시킬 것”이라며 “국내 차세대 네트워크 첫 사례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존에 남아 있던 인천 유시티 데이터센터 일부 모습. 선과 장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기존에 남아 있던 인천 유시티 데이터센터 일부 모습. 선과 장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