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는 위원 24명 중 15명이 초선 의원이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 분야 출신은 각각 3명에 불과해 전문성 부족을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이에 따라 미방위원은 첫 국감 준비에 남다른 각오를 보여 왔다. 어느 때보다 날선 지적과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통신방송 분야 최대 화두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과 가계통신비 절감이다. 통신비는 국민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이미 신경민, 변재일, 심재철(기재위) 의원이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분리공시제, 지원금 상한제 폐지 기간 단축, 위약금 한도 제정 등을 놓고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 관련 질타도 예상된다. 국회 일각에서는 유료방송과 통신정책 주무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번 M&A 과정에서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부의 역할론을 둘러싼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M&A 무산 이후 정부의 구체적인 유료방송 발전 방안 요구도 예상된다. 케이블TV사업자가 주장하는 모바일 결합상품 폐지 등 결합상품 이슈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휴대폰 다단계로 인한 시장 교란과 폐해에 대한 지적도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단말과 요금을 합해 160만원 초과 상품은 판매를 금지했다. 하지만 일부 다단계 업체가 집행정지를 신청, 서울고등법원이 이를 수용하며 효력을 잃었다.
김성태, 유승희 의원을 비롯한 일부 위원이 휴대폰 다단계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이번 국감에서도 휴대폰 다단계가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통신업계에서는 휴대폰 다단계 금지를 위한 전기통신산업법 개정 요구도 나오고 있다.
방송법과 IPTV 법을 통합하는 통합방송법 관련 논의, 롯데홈쇼핑 재승인 과정에서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질타도 예고됐다.
방송 분야에서는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서비스 연기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KBS는 최근 내년 2월로 예정된 UHD 본방송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준비가 미비해 실패 확률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방송 시점을 연기해야 하는지, 전파간섭 대비 등 정부 준비는 적절했는지가 주요 안건으로 거론될 예정이다.
방송 분야에서는 이 외에도 KBS 보도 개입 문제를 두고 야당 의원의 거센 비판이 예상된다. 공영방송에 대한 권력 통제가 이슈화되며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전자신문이 지속적으로 지적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개혁이 집중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출연연의 도덕적 해이와 연구 성과 부실, 연구원 고령화, 관료화된 조직체계 개선 지적이 예상된다.
미래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최근 출연연 중장기 대개혁을 위한 `미래위원회`를 발족, 내년 초까지 출연연 문제점과 개선안을 내놓기로 했다. 미래위원회는 25개 부원장단으로 구성된 출연연발전위원회(출발위)와 전임 기관장 등이 포함된 자문위원단으로 구성됐다.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이 제대로 진행되는지도 주요 안건 중 하나다. 지난해 야당 의원은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부실 운영을 지적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1년간 성과와 내년도 계획 중심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가상·증강현실(VR·AR), 자율주행차, 경량소재, 스마트시티, 정밀의료, 탄소자원화 등 국가 `전략R&D 9대 분야`에 대한 현안 질의도 예상된다. 정부는 총 2조2000억원을 투자,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략의 실효성과 추진계획 관련 질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국정감사는 정부 감시와 비판을 통해 올바른 정책을 수행을 뒷받침하는 기능을 가진다. ICT 업계는 현안 논의도 중요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ICT, 과학기술의 전반적 혁신을 위한 논의의 장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20대 미방위 첫 국감 예상 논의 사항>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