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부터 불법 다단계 영업 조사를 받고 있는 LG유플러스가 다단계 업체와 알뜰폰 계약을 체결했다.
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ACN코리아와 알뜰폰 도매계약을 체결했다.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망을 임대해주고 ACN코리아가 이를 통해 알뜰폰 영업을 하는 구조다.
ACN코리아는 LG유플러스와 다단계 판매계약을 맺은 업체다. 국내 전체 다단계 판매업체 중 매출 7위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작지 않다. 휴대폰 다단계 업체 중 2위권이다.
ACN코리아는 KT와 알뜰폰 계약을 맺고 있었는 데 이번에 LG유플러스와 추가계약을 맺어 복수망 사업자가 됐다. 복수망 자체는 문제가 없다. 두 곳 이상 이동통신사업자와 계약하는 게 알뜰폰 업계 추세다.
문제는 LG유플러스가 신규 계약을 맺은 업체가 휴대폰 다단계 업체라는 점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휴대폰 다단계 판매로 전기통신사업법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위반해 시정명령과 23억7200만원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올해도 불법행위가 그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라 방송통신위원회가 추가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처럼 눈총이 따가운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다단계 업체와 알뜰폰 계약을 맺자 비판이 나온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시민사회단체와 정부, 국회 등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굳이 다단계 업체와 계약을 맺을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ACN코리아와의 계약은 IFCI와 같은 대리점 계약이 아닌 망 임대 계약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성격의 계약”이라고 해명했다.
LG유플러스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알뜰폰 시장 15%를 차지하도록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점유율은 10%가 안 된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자 영업에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는다고 거듭 해명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