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정상, 과학기술·의료 등 24건 협력 MOU 교환…"극동지역 진출 발판 마련"

우리나라가 러시아와 위성시스템과 우주과학 등 첨단 과학기술분야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우리나라 보건의료산업의 러시아 극동지역 진출 기반도 마련됐다. 또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추진을 계기로 극동지역에서의 경제협력 파트너십도 강화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후 (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전체세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후 (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전체세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3일(현지시각) 한·러 양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과학기술을 비롯해 교역·투자·산업·에너지·농업·수산·보건·의료 등 경제분야 21건을 포함한 총 24건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브리핑에서 “경제협력 관계를 보건의료와 환경 등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로까지 확대하고, 러시아 서부지역 위주였던 우리기업 진출을 극동지역까지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이번 정상회담의 경제분야 성과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블라디보스토크 수산냉동창고(5000억 달러) △캄차트카 주립병원 건설(1조7000억 달러) △하바로프스키 폐기물처리시설(1조7500억 달러) 등 3억9500억 달러 상당의 러시아 극동지역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의 참여가 추진된다고 강 수석은 설명했다. 약 44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를 위해 양국은 기업교류협력 MOU 등 교역·투자협력 분야 4건, 산업협력 MOU와 우주활동협력 MOU 등 산업·과학기술·에너지 분야 7건, 극동지역 수산투자협력 MOU 등 농업·수산·해양 분야 6건, 극동지역 보건의료협력 MOU 등 보건의료 분야 4건의 협력을 맺었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의 경우 러시아의 원천기술과 우리의 응용기술을 결합해 양국 산업기술 경쟁력을 증진시켜 지능정보, 위성시스템 개발 등의 협력체계 기반 마련을 추진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경우 러시아 로스코스모스와 우주활동 협력을 위한 MOU를 교환했다. 이들은 위성시스템 개발과 위성영상 활용, 우주과학, 우주탐사 등 포괄적 우주기술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밖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러시아 모스크바 물리기술대학(MIPT) 간 지능정보 분야 공동연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러시아 정보전송문제연구소(IITP) 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연구도 추진된다.

또한 보건·의료분야의 경우 1900억원 규모 캄차트카 주립병원 건설프로젝트에 우리나라가 기업들이 적극 협력한다. 이 병원은 2020년 완공 목표로 510병상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러시아 보건부와 `ICT 기반 의료기술 협력 의향서`도 체결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료 ICT 기술을 활용, 러시아에 적용가능한 원격의료 시스템 개발과 운영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양국간에는 해양수색구조협정, 공간정보 및 지도제작협력, 고등교육협력 등 3건의 비경제분야 협정·MOU 교환도 이뤄졌다.

강 수석은 “참고로 민간 차원에서 해운대 백병원이 극동아시아 철도청과 환자유치 협력을 체결하는데, 5만50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극동러시아 철도청으로부터 향후 상당수의 인원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