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아라(Ara)`라는 프로젝트로 지난 3년간 야심차게 추진해 온 `모듈러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다. 하드웨어 사업 정비 일환이다. 그동안 쌓은 기술은 라이선스 방식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아라 프로젝트`를 포기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라 프로젝트`는 스마트폰을 모듈식으로 만드는 것으로 `아라폰`으로도 불렸다. 아라폰은 조립PC처럼 카메라, 스피커 등 각종 부품을 모듈화해 이용자가 원하는 것(기능)을 부착해 쓸 수 있게 한 스마트폰이다. 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가 2013년부터 개발을 추진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구글은 아라폰에 적극적이었다. 당시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시제품을 공개하며 “연말까지 개발자에게 제공하겠다”면서 “내년부터 상업적으로 판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구글의 180도 전환은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하드웨어 사업 재편으로 풀이된다. 현재 구글 하드웨어 사업은 전 모토로라 최고경영자(CEO)였던 릭 오스털로(Rick Osterloh)부사장이 맡고 있다.
한때 레노버에서 일하기도 한 그는 올 4월 구글로 다시 돌아왔다. 구글 소식통은 “오스털로 부사장은 소수의 중요한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타입”이라고 전했다. 오스털로 부사장은 순다 피차이 구글 CEO에게 직보한다.
아라폰 사업 포기는 이를 지지하던 레기나 두건(Regina Dugan)이 지난 4월 페이스북으로 이전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펜타곤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했던 그는 구글 첨단기술팀에서 아라폰 사업을 맡아왔다. 아라폰 포기는 구글에 시간 낭비는 아니다. 구글은 아라폰과 관련한 기술을 라이선스로 팔기 위해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모듈러 폰은 구글이 처음은 아니다. LG전자도 디바이스끼리 결합할 수 있는 모듈형 스마트폰 `G5`을 내놓았고, 레노버도 스마트폰에 보조배터리, 빔프로젝터 등의 모듈형 액세사리를 장착해서 쓰는 `모토Z`를 선보였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