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가 잇단 만남을 가져 관심이 쏠린다. 통신투자, 요금인하 등 현안 논의가 예상된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양희 장관은 지난주 황창규 KT 회장을 면담했다. 최 장관은 이번 주 장동현 SK텔레콤 사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도 만난다. 미래부 장관이 통신3사 CEO를 개별 면담한 것은 좀처럼 없는 일이다.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직후 만난 적은 있지만 당시에는 조찬간담회 자리였다. 이번에는 개별 만남이어서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 장관은 지난달 개각에서 창조경제 성과를 인정받아 유임됐다”면서 “인수합병 등 민감한 이슈가 마무리되면서 통신사 수장과 격의 없는 만남을 갖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장관과 CEO 최고 관심사는 `통신 투자`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통신사 투자는 최악 수준이다. 주파수 경매와 SK텔레콤 인수합병 이슈를 고려해도 지나치게 적다는 게 업계 평가다. 상반기 투자액은 1조4367억원에 그친다. 지난해보다 6200억원이나 적다. 이 여파로 상반기 주요 통신장비 상장사 여덟 곳 가운데 한 곳만 흑자를 내고 모조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달 말 미래부는 통신사 투자현황을 긴급 점검하고 투자를 독려하기까지 했다.
통신사 임원은 “경매에서 어떤 주파수를 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상반기에는 어쩔 수 없이 투자가 적었다”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하반기 적극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통법도 빠질 수 없는 주제다. 단통법 이후 데이터 중심 요금제, 선택약정 영향으로 가계통신비가 줄고 있지만 국민 눈높이는 여전히 높다. 최명길 더민주 의원은 통신사가 지원금은 대폭 줄인 반면 요금은 조금만 낮춰 폭리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단통법 개정 요구도 많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선택약정 할인율을 30%로 올리고 분리공시제를 도입하는 단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 같은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통신사도 주요 요구사항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평창 동계올림픽 5세대 이동통신(5G) 세계 최초 상용화가 급선무다. 주파수 할당, 통신 네트워크 구축, 단말과 칩셋 마련 등 현안이 한 둘이 아니다. 황창규 회장은 5G 적극 투자를 약속하는 한편 정부 지원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장동현 사장과 권영수 부회장은 투자 확대 약속과 함께 요금인가제 폐지, 공정경쟁 환경 조성 등 당면 현안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 사물인터넷(IoT) 등 사업전략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는 시장포화에 따른 성장둔화라는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