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5일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진지한 소통을 통해 양국 관계를 더욱 탄탄하게 도약시키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항저우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올 들어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로 한반도와 이 지역의 평화를 심각하게 훼손하면서 한·중 관계 발전에 도전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저와 우리 정부는 한·중 관계를 중시하면서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시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한 것은 이번이 8번째로, 지난 3월 3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때 회담한 데 이어 5개월여 만이다. 한·미 양국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공식 발표 지난 7월 이후로는 처음이다.
이날 회담은 한국시간으로 오전 9시27분(현지시간 오전 8시27분)에 시작해 오전 10시13분까지 46분간 동시통역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 주석이 먼저 회담장인 서호 국빈관에 입장해 박 대통령을 기다렸으며, 조금 뒤 박 대통령이 들어서자 시 주석이 반갑게 맞이하며 악수를 나눴다.
시 주석은 “지금 국제정세가 아주 심각하고 복잡한 상황이며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불안정 요소도 증가하고 있다”며 “중·한 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건강한 공동 이익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정치적 협력 기초를 소중히 여기며 어려움과 도전을 극복하고, 양국 관계가 올바른 궤도에서 안정되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 모두가 직면한 다양한 안보·경제적 도전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며 “2013년 정상회담에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내실화라는 목표를 세운 뒤 그동안 양국이 높은 수준의 발전을 이뤄온 게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견인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양국 관계 상황과 또 향후 발전 방향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 허심탄회한 논의를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 중국의 부정적 시각을 고려해 에둘러 말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 주석은 “이 문제(사드 배치)를 부적절하게 처리하는 것은 지역의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분쟁을 격화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모두발언을 마친 뒤 본격적인 회담에 들어갔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