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너머 스마트팩토리로…요소·부품 기술 개발 봇물

국내 기계산업계가 스마트팩토리 요소·부품 기술 공략에 나섰다. 단순 자동화를 넘어 공정 정밀도와 속도를 향상시키고 오염을 줄이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도 스마트팩토리 뿌리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진아이지비(대표 박용수)는 6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한 `2016 국제자동화정밀기기전(KOFAS)`에 고속, 고정밀 직선운동 시스템 `CRP(Clean Rack Pinion)`을 출품했다. 세진아이지비 CRP는 랙피니언 기어 구조를 차별화해 윤활유가 필요 없도록 만들었다.

세진아이지비 고속, 고정밀 직선운동 시스템 CRP(Clean Rack Pinion)
세진아이지비 고속, 고정밀 직선운동 시스템 CRP(Clean Rack Pinion)

구동부 기어의 핀이 자연스럽게 회전하는 `사이클로이드` 구조다. 일반적으로 랙피니언 기어 핀은 고정된 구조여서 움직일 때마다 마찰이 발생한다. 세진아이지비 제품은 마찰이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기기보다 마모를 대폭 줄일 수 있다. 기기 소음이 줄어들고 수명은 늘어난다.

디스펜서 전문기업 태하(대표 한기용)는 세계 세 번째, 국내 최초 로터형 액체토출장치 `프로-펌프`를 선보였다. 디스펜서는 화학, 부품 공정에서 액체 재료를 필요한 곳에 정확히 뿜어주는 역할을 한다. 얼마나 미세하고 정확하게 액체를 토출해내는지가 핵심 성능 지표다.

국내 최초 로터형 액체토출장치 태하 `프로-펌프`
국내 최초 로터형 액체토출장치 태하 `프로-펌프`

태하 제품은 1만분의 1밀리리터(㎖) 단위까지 토출량을 조절할 수 있다. 토출량 오차는 물질 점도에 관계 없이 1% 내외다. 디스펜서 끝 부분에 달린 로터 구조물이 핵심이다. 스크류, 펌프 방식보다 미세한 토출이 가능하지만 로터와 주변 특수고무 가공이 어렵다. 국내에서는 태하가 유일하게 이 기술을 상용화했다.

세창인터내쇼날(대표 이태훈)은 공장 물류 자동화용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선보였다. 공정 별로 필요한 부품을 이송하고 중간 완성물을 다음 공정으로 옮긴다. 전 과정을 전자식으로 자동화했다. 외산 시스템을 국산화해 역수출 효과까지 올렸다. 올해부터 폴란드로 수출한다. 이송 속도와 중량을 20%씩 향상시켰다.

세창인터내쇼날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
세창인터내쇼날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

이태훈 세창인터내쇼날 대표는 “스마트팩토리에서는 이송을 위한 자동화된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이 기본”이라면서 “지난 16년간 시스템 구성 요소 전체를 국산화해 올해는 폴란드 수출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피코앤테라(대표 우범제)는 20나노미터(㎚) 이하로까지 내려간 초미세 반도체 공정 품질을 높이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송장치에 부착할 수 있는 웨이퍼 잔류 가스 제거장치를 전시했다. 불활성화 가스를 이용해 레지드 가스를 제거하고 대기 노출 반응을 억제한다.

KOFAS 2016 개막식에 참가한 주요 인사가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 전용배 디티알 회장, 정창길 한국중부발전 대표, 김규환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정지택 한국기계산업진흥회장, 정운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 이완근 신성솔라에너지 회장, 신계철 인아텍 회장, 이재서 디씨엠 대표, 김익환 우진플라임 대표
KOFAS 2016 개막식에 참가한 주요 인사가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 전용배 디티알 회장, 정창길 한국중부발전 대표, 김규환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정지택 한국기계산업진흥회장, 정운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 이완근 신성솔라에너지 회장, 신계철 인아텍 회장, 이재서 디씨엠 대표, 김익환 우진플라임 대표

올해 KOFAS에는 우리나라와 독일, 대만, 미국, 중국 등 국내외 297개 회사가 2139개 품목을 전시했다. 1985년부터 2년에 한 번씩 개최해온 자동화 산업 최대 전시회다. 올해는 참가 기업 수가 9.2% 늘었지만 부스 규모는 4.2% 줄었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참가 기업들이 부스 규모를 줄였지만 스마트팩토리, ICT 융합이라는 큰 변화 흐름 때문에 참가 기업 수는 늘었다”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