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20, LG전자만의 `스마트폰 DNA` 제시하다

조준호 LG전자 사장(가운데)이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LG전자 R&D 서초캠퍼스에서 열린 LG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 신제품 발표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조준호 LG전자 사장이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LG전자 R&D 서초캠퍼스에서 열린 LG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 신제품 발표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조준호 LG전자 사장이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LG전자 R&D 서초캠퍼스에서 열린 LG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 신제품 발표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V20`을 공개하며 앞으로의 MC사업본부 사업 노선도 함께 제시했다. 전작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음질, 영상 등 LG만의 `스마트폰 DNA`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정통성 없는 임기응변으로는 벼랑 끝에 몰린 스마트폰 사업을 구할 길이 없다는 절박함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7일 V20 공개 자리에서 “V20은 최고 오디오, 카메라 성능에 집중했다”면서 “그동안 선보인 LG만의 독자 기술이 모두 녹아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V10에 이어 1년 만에 선보인 V20은 세계 첫 쿼드DAC를 탑재하고 뱅앤올룹슨 플레이가 튜닝하는 등 고급 오디오 수준의 음질을 보장한다. DAC는 디지털 음원을 마치 아날로그 악기에서 내는 것 같은 소리로 바꿔 준다. V20은 전·후면 광각 카메라도 세계에서 처음으로 탑재했다.

V10을 진화시키며 오디오와 비디오에 집중한 LG전자는 G5 때는 스마트폰 사업 방향을 잡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시도에 집착한 나머지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독특한 스마트폰을 만들어 내면서도 지난 5분기 연속 모바일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김홍주 LG전자 MC상품기획그룹장(상무)은 “G5 때는 스마트폰의 방향이나 가치에 깊이 고민하지 못했다”면서 “수많은 기능을 다 제공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잘하는 오디오·비디오 기술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원래 가치로 내세운 건 스마트폰이 주는 색다른 즐거움인데 모듈화가 너무 부각됐다”면서 “V20은 이런 것에 집착하지 않고 다양한 즐거움 발견에 가치를 뒀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수십년 동안 전자산업에서 축적한 기술 노하우를 스마트폰에 응집시키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LG전자만의 자산을 낭비하지 않고 한 곳에 집중, `LG다운` `LG만의` 스마트폰을 만든다는 포부다. LG `스마트폰 DNA` 선언인 셈이다.

LG전자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사내 사업부 간 협력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오디오 도크 등을 만드는 생활가전(H&A) 사업본부와 협력한다. 스마트폰과 음향 주변기기를 결합한 상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통합한 MC한국영업FD와 한국영업본부가 협력, 스마트폰 판매도 늘리기로 했다.

최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사장)은 “스마트폰은 가전과 교체 주기가 완전히 다르고 고객층도 10~20대까지 폭이 넓다”면서 “가전에서 쌓은 판매 노하우를 모바일에 접목시키는 등 양쪽 장점을 살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MC사업본부 노선을 재정비한 LG전자는 V20 판매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 세계 출시로 불필요한 자원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V20은 이달 말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미국과 홍콩 등 대화면폰 수요가 많은 나라를 집중 공략한다.

조준호 사장은 “MC사업본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V20을 계기로 흑자 전환 등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피력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