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 만큼 널리 쓰이지는 않지만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지표가 활용되고 있다. 이들 지표를 종합하면 GDP를 대신할 새로운 경제지표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GDP가 높은 나라 국민이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히말라야산맥 동부에 위치한 작은 나라 부탄은 GDP는 낮지만 국민 97%가 “나는 행복하다”고 말한다. 1972년 부탄 국왕은 취임 후 GDP가 절대 목표가 아니라고 선언했다. 부탄은 공동체, 건강, 생태계 보호 등 심리적 만족에 초점을 맞춘 9개 분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한 국민행복지수(GHN, Gross National Happiness)를 사용하고 있다.
인간개발지수(HDI, Human Development Index) 사용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HDI는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이 문자 해독률, 평균수명, 1인당 실질국민소득 등을 바탕으로 국가별 인간다운 생활수준을 가늠하기 위해 개발한 지수다.
HDI는 삶의 기대, 여성·육아정책 등 비물질 요소까지 측정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이 국민총생산(GNP)과 차별화 된다. 인간의 행복과 발전이 소득수준과 비례하는 게 아닌, 소득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수로 평가받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1년부터 더 나은 삶 지수(BLI:Better Life Index)를 발표하고 있다. 주거, 소득, 고용, 커뮤니티활동, 교육, 환경, 시민참여, 건강, 삶의 만족도, 안전, 일과 생활 균형 등 11개 부문을 평가해 국가별 삶의 질을 가늠한다.
OECD가 최근 발표한 BLI에서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38개국 중 28위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2012년 24위에서 올해 28위로 순위가 꾸준히 떨어졌다. BLI 1위부터 5위는 노르웨이, 호주, 덴마크, 스위스, 캐나다가 차지했다.
1995년 미국 진보재정의연구소는 참진보지수(GPI, Genuine Progress Indicator)를 개발했다. GPI는 GDP에 포함되지 않는 개인 소비 지출, 가사노동, 육아 등과 범죄, 환경오염, 자원고갈과 같은 부정적 부문을 포함해 총 26개 항목을 평가한다.
<GDP를 보완할 대표적 지표>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