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기업이 인공지능(AI)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한창이다. 특히 구글과 IBM은 이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 중 IBM `왓슨`은 구글 `알파고`와 쌍벽을 이룰만큼 국내에 자주 소개됐다.
가상이 아니라 실제 AI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이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왓슨 기술개발을 총괄하는 롭 하이(Rob High) IBM 왓슨 최고기술책임자(CTO)로부터 왓슨과 AI의 현재, 미래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일문일답 형태 이메일 인터뷰다.
-AI는 이미 수 십 년 전부터 연구되어온 기술이다. 최근 새롭게 주목받으면서 AI가 우리 삶에 가까이 왔다는 평가를 많이 한다. 실무진 입장에서 지금 AI 기술은 어디쯤 왔다고 생각하는가. 자체 서비스 평가도 좋고 전반적인 AI 기술에 대한 평가도 괜찮다.
▲IBM은 50년 넘는 시간동안 인공지능(AI)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투자해왔다. 우리 인지컴퓨팅(코그너티브) 플랫폼 `왓슨`은 5년전 제퍼디(미국 유명 퀴즈쇼)를 이기면서 역사적으로 데뷔했다. 짧은 시간동안 우리는 제퍼디를 움직이던 자연언어(QA API)기술을 넘어섰다. 이 기술들은 IBM이 자생적 혁신과 전략적 인수합병을 통해 얻은 자연어처리기술과 머신러닝, 딥러닝 덕분에 가능했다.
-AI 기술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거나 AI가 위험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AI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은 헐리우드와 공상과학소설 작가들이 그려낸 것이다. 실상과는 동떨어져 있다. 왓슨은 인간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것이지 대체하기 위해 고안된게 아니다.
예를 들어, 왓슨은 의사의 정보를 종합하고 의료적인 의학적 결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수집, 생산해 의사의 능력을 보강해 준다. 환자에 대한 지식과 진단 등에 관련한 복잡한 문제를 복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인간인 의사 몫이다. 궁극적으로 의사들은 왓스에게 정보를 받아 환자에게 제시하고, 환자가 결정을 내리게 된다. 언제나 인간과 기계는 보완적 관계를 형성한다.
-AI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 있다면 무엇을 꼽나.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몇 개 중요한 기술 분야에 집중한다. 딥러닝은 인지컴퓨팅 분야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딥러닝 외에도 공부해야할 부분이 많다.
우리의 기술은 이미 중요한 비즈니스, 사회적 문제들에 도전하고 있다. 우리는 이 움직임이 미래에도 계속된다고 본다.
세계 암센터들이 왓슨이 적용된 솔루션을 도입한다. 이는 센터 의사들이 각 환자에게 맞춰진 맞춤형/증거기반 종양치료를 하는데 도움을 준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우리 개발 파트너인 옴니어스가 왓슨 시작적 인지능력을 사용해 주 전역에 걸친 물보존 능력을 증진시키고 있다. 이는 특히 현재 캘리포니아를 덮친 가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감정을 갖거나 사람처럼 생각하는 AI 개발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만약 가능하다면 언제쯤 구현될수 있을까.
▲우리는 이미 사람의 성격, 감정과 어조를 감지하고 평가하는 인지 기술을 선보였다. 이것은 인지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사용자의 의도와 의향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그들이 우리가 감정적 지능이라 부르는 능력, 다시 말해 사람들과 의사소통 할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면 대화는 더 의미있어지고 사람들의 필요도 더 잘 충족해 줄 수 있다. 이 서비스들은 자기에 대한 감정 인지(자아인식)가 없다. 하지만 이들은 알맞은 시간에 알맞은 정보를, 알맞은 방법으로 제공할 것이다. 이는 인간이 감정적인 창의성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30년 후 AI는 우리 삶에서 어떻게 활용될까. 30년이 너무 길다면 가까운 미래를 상정해 얘기해줘도 좋다.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몇 십년간 지속되는 컴퓨터 시대의 초반에 있다. 현재 무엇이 가능한가를 고려할 뿐 아니라 무엇이 장래에 유용하고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우리는 머지 않은 미래에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셀프 서비스` 방식으로 인공지능으로서 왓슨을 이용하는 모습을 꿈꾼다. 이는 우리가 우리의 기술을 왓슨 디벨로퍼 클라우드를 통해 세계에 공개한 이유이기도 하다. 인지컴퓨팅의 힘을 그들(개발자 혹은 일반인)에게 쥐어줌으로써 인류는 세계를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기술과 같이 살아감에 있어 더 나은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줄 것이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