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폐 등 주요 장기가 대상이던 인공지능(AI) 기반 영상정보 판독 시스템이 치과에도 적용된다. 최신 컴퓨팅 기술을 활용, 학습 속도를 높이고 촬영과 판독이 원스톱으로 이뤄진다.
오비에스코리아(대표 최우식)는 AI 기반의 치과 영상 자동 판독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말까지 서울대치과병원과 수십만장에 이르는 치과 영상 정보를 학습, 이르면 내년에 상용화된다.
오비에스코리아가 개발한 시스템은 뷰노, 루닛처럼 의료 영상을 분석, 의사가 발견하기 어려운 병변을 알려준다. 치과에서 나온 방대한 엑스레이 영상 정보를 자동으로 분류한다. 치아 낭종과 염증, 임플란트, 구강암 등을 중점 분석한 자료를 의사에게 제공한다.
치과용 AI 시스템으로는 처음으로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기술을 적용했다. FPGA는 범용 중앙처리장치(CPU)와 달리 특정 프로그램만 수행하도록 설계된 프로세서다. 빅데이터, 검색엔진 등 빠른 처리 속도가 필요한 곳에 활용된다.
오픈 CL 기반의 FPGA를 적용, 기계학습 주기를 단축하고 진단 정밀도를 높인다. 현재 대부분 AI 기반 영상 판독 시스템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한다. 전력 소비가 많고 영상을 전송하기 위한 PC나 서버가 반드시 필요하다. FPGA는 칩 하나에 모든 기능이 포함돼 서버 등 별도 장치가 필요 없다. 엑스레이 촬영과 동시에 의사가 진료실에서 곧바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김태규 오비에스코리아 이사는 “FPGA를 활용한 치과용 AI 영상 판독 시스템은 우리가 세계 최초”라면서 “별도 장비 없이 의사가 진료실, 영상의학과 판독실에서 촬영한 영상을 바로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AI 알고리즘을 비롯해 FPGA 칩 등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 개발은 완료됐다. 하반기부터 서울대치과병원과 함께 약 30만건 치과용 영상 정보를 AI에 학습시킨다. 하루 평균 약 1000건 이상 판독하고 있다.
엑스레이를 가장 많이 찍는 곳의 하나가 치과다. 수많은 환자를 살피면서 일일이 영상을 판독하기는 어렵다. 또 단순 AI 솔루션만 갖춘 게 아니라 FPGA를 탑재한 디텍터도 보유한다. 의료기기 허가가 필수다. 다소 안전한 치과를 우선 적용하고 추후 폐, 심장, 유방 등으로 확장한다.
내년 초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료기기 허가를 신청한다. 국내에서도 인허가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 판매한다. 중소형 치과병원이나 동네 의원이 우선 대상이다. 신형 엑스레이를 도입할 때 선 탑재돼 패키지로 공급하거나 영상 자동판독 시스템만 따로 구축할 수 있다. 국내 치과병원 1만개 가운데 5년 안에 80% 이상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사업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인텔과 손잡는다. FPGA 기술 적용부터 인텔과 협업했다. FDA 승인 이후 해외 사업을 추진할 때 인텔의 글로벌 거점을 유통망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40억원인 회사 매출도 3년 후 3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이사는 “FPGA 연구 과정에서 인텔과 협업한 것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을 추진할 때 인텔의 거점 활용에 합의했다”면서 “국내 치과병원 80% 이상이 AI 영상판독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기술 개발과 마케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
정용철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