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7에 인텔 베이스밴드 모뎀칩이 공급되면서 퀄컴 독점시대가 종료됐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이 아이폰7에 베이스밴드 모뎀칩을 공급, 스마트폰 시장 공략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아이폰 베이스밴드 모뎀칩은 그동안 퀄컴이 독점공급했다. 일부 전문가는 아이폰7 판매량 절반가량에 인텔칩이 장착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텔칩 아이폰 공급 소문은 올해 초부터 떠돌았다. 퀄컴 관계자는 올해 초 애플이 새로운 공급처를 확보했다며 자사 칩 아이폰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도 6월 인텔이 차기 아이폰에서 모뎀칩을 공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이폰에 공급된 인텔칩은 XMM 7360 LTE모뎀으로 알려졌다. XMM 7360은 다운링크 450Mbpss 속도와 업링크 100Mbps 속도를 제공하는 카테고리(Cat) 10을 지원한다.
애플은 아이폰7 발표 시 일부 모델이 CDMA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퀄컴은 CDMA기반 모뎀칩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 통신사는 버라이즌과 스프린트가 CDMA 기술이고, AT&T와 T모바일이 다른 기술을 사용한다. 전문가들은 비 CDMA모델이 인텔칩을 채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무어인사이트스트래티지의 패트릭 무어헤드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CDMA 관련 발언은) 인텔기술이 일부 스마트폰에 채용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퀄컴은 관련 내용을 확인해 주지 않았다.
인텔칩 채용은 애플의 부품 공급처 다변화 일환이다. 안정된 물량 공급과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다른 디바이스 메이커처럼 애플도 부품 공급선을 다양화했다. 그러나 모뎀칩은 예외였다.
티모시 아큐리 코웬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에 채용되는 베이스밴드 모뎀칩은 유일하게 퀄컴 독점 공급 체제였다”며 “인텔이 아이폰7 판매량 절반 정도를 공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이폰7은 올해말까지 약 4000만대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칩 가격을 감안하면 인텔은 올해 약 5억~7억달러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지난주 아이폰7 공개 행사장에는 브라이언 크라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그동안 주력이었던 PC시장 침체가 장기화되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 공략에 주력했다. 그러나 대부분 스마트폰 메이커가 저전력 고효율 ARM기반 칩을 사용하면서 공략에 실패했다.
인텔은 지난 2011년 인피니온 와이어리스칩 부문을 14억달러에 인수했다. 그러나 LTE칩 등에서 퀄컴 아성을 넘지 못했다. 인텔은 지난해 퀄컴 고위 임원이었던 벤카타 렌더친탈라를 칩판매 부문 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퀄컴을 넘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