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특집] 리틀코리아 베트남을 가다<1>삼성 갤럭시 신화의 주역, `동반`의 힘

ITM반도체 베트남 하노이 법인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갤럭시노트7에 들어가는 배터리 보호칩 테스트와 트림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하노이(베트남)>=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ITM반도체 베트남 하노이 법인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갤럭시노트7에 들어가는 배터리 보호칩 테스트와 트림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하노이(베트남)>=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2000년 충북 청주에 이차전지 부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으로 설립됐다. 15년여가 흐른 지금 이 기업은 이차전지 PMP(Protect Mold Package)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고, 배터리 보호회로 및 팩 분야 특허출원 206건, 특허등록 174건이라는 놀라운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아이티엠반도체 이야기다. 오창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삼성전자와 베트남에 동반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다. 베트남 하노이 박닌성 VSIP 공단에 위치한 아이티엠반도체 베트남법인을 직접 들러보니, 밤낮 없이 공장이 가동되고 있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출고에 맞춰 그 안에 들어가는 배터리 보호회로 등을 생산하는데 공장 전체가 풀가동해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이 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협력과 융합`이라는 사업 모델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동반 진출을 통해 현지 생산·납품 체제를 구축했다. 모바일 기기용 부품과 완성배터리 등을 생산해 삼성SDI 베트남법인과 LG화학 중국남경법인 등에 납품하며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했다.

ITM반도체 베트남 하노이 법인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갤럭시노트7에 들어가는 배터리 보호칩 테스트와 트림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하노이(베트남)>=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ITM반도체 베트남 하노이 법인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갤럭시노트7에 들어가는 배터리 보호칩 테스트와 트림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하노이(베트남)>=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베트남 정부로부터 수출전용기업으로 투자허가를 받아 모든 물품에 대해 수입관세와 부가세 면제혜택도 받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초기 생산기지 설립 등에 필요한 자금을 수출입은행이 성장 잠재력을 보고 지원해 2014년 4월, 베트남 현지 법인을 출범시키고 9월에 공장 완공에 성공했다.

수출입은행은 아이티엠반도체를 히든챔피언으로 선정하고 공장 준공에 필요한 자금 등을 즉시 조달해줬다.

진주형 아이티엠반도체 베트남법인장은 “초기 생산기지 건설에 많은 애로가 있었지만, 수출입은행 자금 지원과 삼성전자, 삼선SDI의 상생 지원으로 올해 매출만 27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으로 인건비 문제로 많은 기업이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티엠반도체는 전체 물량 중 80%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삼성과 동반 진출로 안정적 사업모델을 확보했고, 이는 R&D투자로 이어져 기술집약적인 신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이차전지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력으로 전기자동차, ESS분야 등으로 사업 외연을 넓혔고, 최근에는 원칩이라는 혁신적인 배터리 부품 개발에도 성공했다. 또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소형화해 패키징하는 신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개별기업이 해외에 단독 진출하기 보다는 정부와 대기업 간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전혀 다른 분야를 결합해 콜라보레이션하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삼성 갤럭시 신화에는 삼성만 존재하지는 않았다. 현지 조달과 혁신 기술이 녹아든 `동반자` 협력업체도 함께 있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