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의 기업결합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들은 인수합병(M&A), 구조조정에 소극적이었던 반면 외국 기업은 대규모 M&A로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섰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6년 상반기 심사한 기업결합 동향·특징을 18일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기업결합 건수는 총 272건, 금액은 266조원으로 나타났다. 건수는 전년 동기(313건)보다 줄었지만 금액(작년 상반기 127조7000억원)은 크게 증가했다.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금액은 13조원(209건)인 반면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253조원(63건)에 달했다.
국내 기업은 새로운 기업 인수와 기업집단 내 구조조정 모두에 소극적이어서 기업결합 건수(249건→209건), 금액(39조4000억원→13조원)이 전년 동기보다 크게 줄었다. 실질적 인수합병으로 볼 수 있는 비계열사와 기업결합은 건수가 20.2%(168건→134건) 감소했고, 금액도 46.5%(22조8000억원→12조2000억원) 줄었다.
구조조정 목적으로 볼 수 있는 계열사간 기업결합은 건수가 7.4%(81건→ 75건) 감소했고 금액은 95.2%(16조6000억원→8000억원) 줄었다. 계열사간 기업결합은 대부분 1000억원 미만의 소규모로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도 전년 동기보다 크게 저조했다. 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은 전년 동기 대비 건수(67건→59건), 규모(24조1000억원→6조8000억원)에서 모두 감소했다. 새로운 기업 인수로 볼 수 있는 비계열사와 기업결합 건수와 결합 금액 감소율은 각각 26.7%(45건→33건), 55.9%(14조5000억원→6조4000억원)로 국내 기업 전체의 평균 감소율보다 높았다.
반면 외국 기업은 대규모 M&A를 중심으로 적극적 역량 강화에 나섰다.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큰 변화가 없었지만(64건→63건) 결합금액은 크게 상승(88조3000억원→253조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결합금액 20조원 이상의 대규모 M&A가 3건 있었기 때문”이라며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중 65.1%가 인접 업종간 기업결합인 수평·수직결합으로, 외국 기업들은 새로운 분야 진출보다는 산업 내 경쟁력 강화에 더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