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렌터카·카셰어링까지 개방…中 전기차 경쟁력은 충전소서 나온다

중국 상하이 중심 지역에 밸런스파워가 운영 중인 충전소 모습. 회원인 일반 전기차 이용자 뿐 아니라 주변 렌터카, 카셰어링사업자도 충전할 수 있는 공유경제 모델로 꾸며졌다.
중국 상하이 중심 지역에 밸런스파워가 운영 중인 충전소 모습. 회원인 일반 전기차 이용자 뿐 아니라 주변 렌터카, 카셰어링사업자도 충전할 수 있는 공유경제 모델로 꾸며졌다.

전기자동차 보급 세계 1위인 중국의 저력은 전기차 이용 기반 시설인 충전소부터 나타났다. 전기차 충전만 할 수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은 이미 전기차 충전소가 국민 공유경제 플랫폼으로 변하고 있다. 마치 글로벌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같이 사업자가 자체 충전 인프라를 소유하지 않고도 개인 고객뿐만 아니라 전기차 제작사, 렌터카, 카셰어링 등 기업간전자상거래(B2B) 고객까지 확보하고 성업 중이다.

중추절 연휴를 앞두고 찾은 상하이 전기차 충전소에는 충전·주차 중인 전기차 사이로 렌터카 한 대가 들어와 충전하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국내라면 충전서비스 사업자별로 한 번 이상 사용자 인증 절차를 밞거나 서비스 사업 주체가 달라 사용이 제한되지만 이곳은 누구나 쉽게 충전하도록 완전 개방제로 운영됐다.

중국 벤처기업 밸런스파워가 운영하는 이 충전소는 일반 전기차 이용자뿐만 아니라 전기차 렌터카와 카셰어링 차량도 함께 이용한다. 중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공동주택이 급증, 가정용 충전기 설치가 어려워서 생겨난 공유경제 충전 모델이다.

밸런스파워는 2013년 설립돼 상하이, 베이징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소 386곳을 운영하고 있다. 완·급속 충전기가 우리나라 전체 물량과 맞먹는 1400곳에 설치돼 있다. 회사가 직접 비용을 투입해 구축한 충전소는 200곳뿐이다. 나머지 186곳은 시내 건물주나 유통 사업장에서 자체 운영하는 충전소이거나 개별 영업으로 확보한 충전소다.

다른 충전소 사업자처럼 단순하게 충전요금 ㎾h당 2위안(약 330원)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가 건물 등에 구축한 충전소를 다른 사업자와 공유, 이용자 접근성을 높였다.

밸런스파워가 확보한 유료 고객만 6000명에 이른다. 전기차 3000대를 운행하고 있는 상하이 1위 렌터카 업체 `EV카드`까지 B2B 고객으로 확보했다.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충전소 386곳에서 사용한 전력량만 7050만㎾h로 누적 기준 전기차 300만대 이상이 이용했다.

차이쿤팅 밸런스파워 대표는 “초기 500만위안(8억3000만원)을 들여 상하이와 베이징 중심으로 자체 충전소 200곳 구축과 공유 플랫폼을 만들어 영업하고 있다”면서 “고객은 일반 전기차 이용자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렌터카 업체와 올해 말이면 상하이차 등 자동차 제작사 신규 고객까지 추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추가 사업비를 투입해 자체 충전소를 구축하지 않고도 상하이와 베이징 시내 중심지 위주로 충전소를 1000곳 이상 확보, 다양한 고객층까지 자연 유입시킨다는 전략이다.

밸런스파워는 앞으로 플랫폼을 더 고도화시켜 지역 내 충전소 위치나 사용 정보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수명 관리,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차량 안전 진단, 차량 구매 금융 컨설팅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차이 대표는 “전기차 7만대가 보급된 상하이와 베이징(4만대) 시내 중심지 위주로 충전소 1000곳 이상을 확보해 리스, 렌털, 카셰어링, 개인 멤버십 고객까지 모두 갖춰 안정화시키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면서 “에어비엔비 같은 공유 플랫폼을 완성시킨 후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해 차량 구매 컨설팅과 관리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하이(중국)=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

밸런스파워가 상하이 시내에 운영중인 또다른 충전소에 전기차 한대가 충전 주차중이다.
밸런스파워가 상하이 시내에 운영중인 또다른 충전소에 전기차 한대가 충전 주차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