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상징 남산에 승용 전기자동차가 달린다. 우리나라에서 내연기관차 제한 도로에 전기차가 달리는 첫 사례다. 1000만 시민의 친환경차 인식 향상과 전기차 보급 확산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2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전기차 이용자 포럼&페스티벌(EVuff)@Seoul` 행사와 연계, 당일 오후 서울국립극장~남산서울타워 왕복 약 6㎞ 구간에 전기차 진입을 한시 허용한다고 21일 밝혔다.
남산도로는 서울시 친환경도시 정책에 따라 전기버스와 관광버스를 제외한 내연기관 차량 진입이 전면 통제된 곳이다. 프랑스, 노르웨이, 네덜란드, 미국, 중국 등 전기차 보급 선진국들은 주요 관광지나 친환경 보호 지역에 전기차 진입·주차를 허용한 정책으로 전기차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기차의 민간 보급 확산 계기를 조성하겠다는 취지에서 남산 관리기관인 중부공원녹지사업소가 개방을 한시 허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Vuff@Seoul 주최자인 김성태씨(서울 전기차시민연대 대표)는 “이번 남산도로 전기차 진입 허용은 (전기차) 민간 보급과 친환경차 인식 확산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관광객의 안전과 좁은 도로 사정을 고려, 전기차 20대만 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3일 열리는 EVuff@Seoul는 서울 전기차 잠재 고객 200명과 전기차 동호회, 정부·지방자치단체, 업계 관계자 등 100명이 참여해 전기차 확산에 가장 큰 걸림돌인 충전 인프라를 주제로 전기차 이용자 경험담과 각종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로 꾸며진다.
한 번 충전으로 서울~부산 40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도 개발된다. 배터리 용량만 늘리는 게 아니라 같은 크기의 배터리에 에너지 밀도를 갑절로 높여 두 배 더 달릴 수 있는 기술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대자동차, LG화학과 손잡고 오는 2020년까지 430억원(정부 270억원·민간 160억원)을 투입해 현재 에너지밀도(150Wh/㎏)보다 갑절 높은 300Wh/㎏급 고밀도 배터리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본지 4월 8일자 1면 참조
산업부는 21일 `고밀도 이차전지 개발 프로젝트`를 발족, 전기차·이차전지 융합 얼라이언스 구축 협약(MOU)을 맺었다. 지금까지 배터리 분야 각종 연구개발(R&D) 사업과 달리 배터리 업체와 양극 등 핵심 4대 소재 기업이 총동원된 국가 중점 사업이다.
사업은 양극, 음극제, 전해질, 분리막 등 핵심 4대 소재 기술 개발에 초점이 맞춰진다. 양극 소재는 기존 50~60% 수준인 니켈 함량을 80% 이상으로 높이는 등 고전압용으로 개발된다. 음극 소재는 실리콘·탄소 소재 복합 음극활물질을 개발, 부피 당 리튬이온 저장 공간을 확대한다. 전해액은 고전압(5.0V)에서도 전기·화학 성질이 안정된 물질 개발, 분리막은 전지의 부피·무게를 줄이기 위해 막 두께를 20㎛(마이크로미터)에서 18㎛로 얇게 하는데 각각 초점을 맞췄다.
정만기 산업부 제1차관은 “고밀도 전지 개발 프로젝트는 우리나라가 세계 전기차 및 이차전지 시장의 주도권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 전기차용 이차전지 4대 핵심 소재 기술 개발 목표 (자료: 산업부)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