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일렉트릭(GE)이 한국 조명 시장에서 철수한다. 조명 사업 법인인 GE라이팅코리아도 청산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GE가 글로벌 조명 사업 재편에 따라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월 말까지 가정용과 상업용 등 모든 조명 사업을 중단하고 연내 직원 정리 및 법인 청산 절차를 밟는다.
GE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조명 사업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아시아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면서 “한국 사업 중단도 확정됐다”고 밝혔다. GE는 조명 사업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에서 철수하고 북미, 유럽, 중동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GE 한국법인 GE라이팅코리아에는 현재 3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GE코리아 관계자는 “남아 있는 직원은 이직을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그 이후 법인(GE라이팅코리아)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매 제품 보증과 사후 서비스 등은 대리점이나 협력사를 활용, 지원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GE는 필립스, 오스람과 함께 세계 3대 조명회사로 꼽히는 기업이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1878년에 설립한 전기조명회사가 현재 GE의 모체다. 백열, 형광, 할로겐, 자동차, 발광다이오드(LED) 램프 등 다양한 조명 제품을 개발해 왔다.
GE는 1988년 한국에서 조명 사업을 시작했다. 1998년 삼성과 합작(GE삼성조명)했고, 2008년 삼성이 지분을 정리하면서 현재 GE라이팅코리아가 됐다. 주거, 스포츠, 상업시설 조명 등 2만여종을 한국 시장에 공급, 연간 3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일궈 왔다.
GE의 조명 사업 철수는 LED 등장으로 조명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중국·한국 등에서 후발 주자가 떠오르고, 이에 따른 경쟁 심화로 아시아 지역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GE의 조명 사업에서 아시아 지역 매출 비중은 약 15%, 한국은 1~2%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GE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상징과도 같던 가전 부문을 중국 하이얼에 팔고 효자 역할을 해 온 금융 사업 부문도 매각했다. 그 대신 파워터빈, 제트엔진, 원유·천연가스 생산장비 등 고부가 첨단 기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