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부회장이 LG유플러스에는 `1등 DNA`와 1등을 향한 `열정`이 있다며 국내외 비즈니스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사물인터넷(IoT)과 기업용서비스(B2B) 사업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분야별 최고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케이블TV 인수는 통합방송법 제정 후 여건이 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휴대폰 다단계는 문제점을 고치고 외부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지난 23일 기자단 만찬에서 취임 후 10개월 간 소회와 앞으로 사업 계획을 소개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말 LG유플러스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다. 10개월 동안 과거 디스플레이 패널과 배터리 분야에서 축적한 세계 1위 DNA를 LG유플러스에 이식하는 데 집중해왔다.
권 부회장은 지난 7월 1200만 가입자 확보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입을 열었다. 고객 접점 판매사와 상담사가 열정을 갖고 단순 불만처리가 아닌 마케팅을 해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IoT 분야에서는 홈IoT 43만 가구 가입을 비롯해 향후 1년간 굉장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권 부회장은 “모바일 분야는 아직 3등이지만 홈IoT에서 거둔 성과를 통해 우리에게도 1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살아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취임 후 3위 기업이 가질 수 있는 `3등 정신`을 걱정했지만 기우였으며 지금은 이 같은 걱정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향후 1등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지난 10년간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분야에서 1위를 해왔기 때문에 LG유플러스에서도 성과를 이어가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1등 DNA는 확인을 했고 1등을 향한 임직원의 열정이 굉장하다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권 부회장은 우선 IoT 분야에서 확실한 1등을 굳히겠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좋은 디바이스를 만들고 내부 전문인력을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LG유플러스는 내년 협대역 IoT(NB-IoT) 전국망을 설치하고 서비스 분야를 대폭 확대한다. 데이터센터나 기업용 솔루션을 제공하는 B2B 분야도 충분히 1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모바일(이동통신)과 IPTV 사업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이 20% 안팎이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1년 후에는 두 분야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를 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권 부회장은 네트워크와 상담센터(콜센터) 운영 면에서는 세계 최고 역량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두 분야는 모든 통신회사에 필수요소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 통신사에서 러브콜이 잇따를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LTE와 관련해서는 연내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예상한다며 이를 기점으로 해외 사업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사업을 늘리면서 동시에 해외 투자를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도 언급했다. 이스라엘과 미국 등의 벤처 투자로 사업기회를 모색 중이다. 이미 인공지능(AI) 분야 두 곳에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권 부회장은 과거 10년 동안 만났던 화웨이, 소프트뱅크, KDDI, 아마존 등 기업과 인맥이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10개월 간 이슈를 돌아보며 통합방송법에 IPTV 사업자의 케이블TV 인수 근거가 마련된다면 인수합병(M&A)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휴대폰 다단계는 잘못하는 점이 있고 이에 대한 올바른 지적도 있기 때문에 개선하고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끝으로 “글로벌 1등도 좋지만 모든 주체는 사람이고 사람의 마음에는 상상도 못할 힘이 자리한다”며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인간존중` 경영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