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화학소재 중 산업적 가치가 높은 `표면기능소재` 분야 우리나라 기술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1.9년이나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능성 표면 코팅 기술 등 원천 기술 확보형 국가 과제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고부가가치 기능성 표면 코팅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화학공정소재 중 표면기능 소재 기술은 유럽 대비 기술수준 83.5%, 기술격차 1.9년에 머물렀다. 화학공정소재 전체 최고기술국 일본 대비 기술수준 85.1%, 기술격차 1.7년보다 더 큰 격차를 보였다.
한정우 KEIT 화학공정 PD는 “표면기능 소재 분야는 우리나라가 원천기술 확보가 안됐기 때문에 1.9년 기술격차는 꽤 크다”며 “핵심 기술인 신물질 창출, 고품위 등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기술적 기반도 취약해 수입의존도도 매우 큰 상황이다”고 말했다.
기능성 표면 코팅 기술은 최종 소비자가 접하는 제품 표면 보호기능·시각·촉각 등 감성 기능과 다양한 친환경 특수 기능을 부여해 제품 가치를 높이는 표면기능 제어 기술이다. 자동차, 선박, 항공기, 철도차량, 정보전자, 화장품, 군사·국방, 우주산업 등 다양한 수요산업을 포함한다.
최근 기능성 표면 코팅 기술이 떠오르면서 표면기능 소재와 기술 쓰임새도 다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로스트 앤 설리번(Frost&Sullivan)은 올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스마트 자기치유 코팅 소재, 자기세정형(Anti-fouling) 코팅 기술, 나노 스케일 기반 표면기능 코팅 소재 등을 최근 화학공정 소재 트렌드로 지목했다. 손상에 대한 자생적 회복능력을 가지는 소재(스마트 자기치유 코팅 소재), 외부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표면 흡착을 방해하는 기술(자기세정형 코팅 기술) 등으로 제품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준현 화학연구원 그린정밀화학센터장은 “현재 바스프 같은 글로벌 회사에서 자기세정형 코팅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고, 몇 년 안에 상용화가 될 것 같다”며 “우리 기업은 석유화학, 플라스틱 등에만 치우쳐 있어 고부가가치인 표면 코팅 기술 개발을 연구한다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탄소·에너지 저감 기반 산업용 코팅 기술로 산업 체제를 바꿀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신기후체제 출범 등으로 코팅 공정에서 에너지 저감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 배경이다. 코팅제품 제조 공정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150∼180℃ 이상의 고온 열에너지 경화공정 대신 열에너지 소비를 100℃ 이하로 줄이는 저온경화 코팅 공정 기술로 경량화와 에너지 저감효과를 끌어낼 수 있다.
남 센터장은 “전기차 등이 떠오르면서 경량화를 위한 저온경화가 떠오르고 있다”며 “플라스틱 소재 등을 통한 경량화를 위해서는 접합, 코팅 기술을 싹 다 바꿔야 하고 에너지 저감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스마트 스크래치 자기치유형 자동차용 코팅소재 및 표면기능제어 공정기술`과 `자동차용 저온경화형 코팅화학소재 및 공정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이를 다변화해 지원확대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 PD는 “(기능성 표면 코팅 기술은) 기술적 난이도와 진입장벽이 높아 기술 퍼스트 무버 역할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EIT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5개국(미국, 일본, 유럽, 중국)을 대상으로 화학공정소재 기술 수준을 측정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해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