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목성 위성 `유로파`서 대형 물기둥 분출 흔적 발견"

유로파 표면.
유로파 표면.

목성의 달이자 대형 위성 가운데 하나인 `유로파`에서 대형 물기둥 분출 흔적이 발견됐다. 물기둥 흔적 높이가 200㎞에 달했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밝혔다.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입증할 단서를 찾은 것으로 평가된다.

나사는 26일(현지시간) 허블 망원경을 통해 유로파에서 물기둥 분출 흔적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물기둥 높이는 200㎞에 달했고, 유로파 지표면 아래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사진1】

나사에 따르면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팀은 허블망원경을 이용해 2013년 12월부터 15개월 동안 10번 관찰에서 유로파 남반구 지표면에서 3번 물기둥이 분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관찰결과는 29일 발행하는 천체물리학저널(Astrophysical Journal)에 실린다.

연구팀을 이끈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의 윌리엄 스파크스 박사는 “이번 발견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리며 “물기둥 분출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런 활동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유로파 지표면 아래에 존재하는 거대한 바다에 대한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나사는 “유로파에서 `놀라운 활동 증거(Surprising evidence of activity)`를 허블 망원경으로 찾았다”고 공표한 바 있다.

유로파는 물기둥이 뿜어져 나오는 두 번째 위성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2005년 나사의 카시니 호가 토성 위성인 엔셀라두스에서도 수증기가 치솟는 것을 확인했다.

유로파 지하에 바다 존재 가능성을 입증할 단서를 찾았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주목된다. 정기적으로 분출되는 지점에 대한 연구를 집중하면 유로파 지하바다 성분은 물론 정확한 실체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유로파는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높은 후보지 중 하나로 꼽혀왔다. 유로파 표면 아래에 바다가 있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에는 위성 남반구에서 거대한 물기둥이 솟구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유로파는 목성이 보유한 67개 위성 중 하나로 얼음이 많아 `얼음 위성`으로 불린다. 표면에 덮여 있는 100km 두께 얼음 때문에 희게 보인다. 최고기온은 영하 160도 정도다. 목성 중심에서 67만1050㎞ 떨어져 있다. 지름은 3130㎞에 달한다. 위성 표면에 검은 줄무늬가 보이는데 이는 갈라진 얼음 사이로 물이 솟아 다시 얼어붙으면서 균열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폴 허츠 나사 천체물리학 팀장은 “이번 발견으로 유로파 바다에 물과 다른 물질의 존재에 대한 확신이 높아졌다”며 “우주선을 착륙시키거나 지표면을 뚫지 않고도 연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나사는 2018년 허블우주망원경 뒤를 잇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발사해 유로파 물기둥을 더 세밀히 관찰할 예정이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허블망원경보다 더 넓은 시각으로 천체를 관찰할 수 있다.

또 나사는 2020년 이후 유로파를 탐사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을 쏘아 올릴 계획도 갖고 있다. 클리퍼는 유로파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거나 유로파 가까이 근접해 물기둥을 분석할 예정이다.

나사는 “허블우주망원경의 유로파 관측결과는 허블 능력을 다시 한 번 알려주는 계기가 됐다”면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2018년 발사되고 본격적으로 활동하면 더욱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상희 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