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해상망 시범사업 정면대결···수주 시 본사업 절대 유리

통신3사가 해상망(LTE-M) 시범사업에서 양보 없는 정면대결을 펼친다.

시범사업을 수주하면 내년부터 4년간 진행될 본사업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2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글로벌 `이내비게이션`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는 목포·강릉·부산에서 진행되는 `초고속해상무선시범망 구축사업`을 조만간 발주한다. 내년 2월까지 약 4개월간 LTE-M을 구축, 이내비게이션 시범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사업 규모는 24억원에 불과하지만, 통신3사 모두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이내비게이션에 쓰이는 LTE-M 개념도
이내비게이션에 쓰이는 LTE-M 개념도

시범사업자는 본사업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작성한다. 기지국 설치에 필요한 셀 플래닝을 하기 때문에 본사업 수주에 유리하다. 본사업 규모는 1300억원(통신망 560억원)이지만 해양 인터넷을 비롯한 국제 이내비게이션 사업 진출을 노릴 수 있다. 이내비게이션과 LTE-M 구축 모두 세계 최초라 경쟁력은 충분하다.

시범사업이지만 통신3사 간 혈투가 예상되는 이유다. 앞서 시범사업 제안요청서에 연구과제를 수행한 SK텔레콤에 유리한 내용이 담길 거라는 소문에 경쟁사 항의가 이어졌다. 결국 KRISO가 요구사항을 변경할 정도로 신경전이 첨예한 상태다.

통신사 관계자는 “셀 플래닝을 한 사업자는 사전에 망 설치 관련 내용을 알고 준비할 수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시범사업이지만 통신3사 모두 본사업이라는 생각으로 수주전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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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LTE-M 관련 정부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에서 해양 고속통신 상용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KT는 재난안전통신망 시범사업 1사업(평창)과 원주-강릉선 철도통합망(LTE-R) 수행사라는 점을 강조한다. LTE-M은 재난망, 철도망과 함께 700㎒ 통합공공망을 사용한다.

LG유플러스는 해양경찰청 통신망 구축 경험, 서해 초고속해양무선통신망 시험망 테스트를 수행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해양수산부와 KRISO는 시범사업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본사업에 착수한다. 본사업은 핵심 기술 개발, 디지털 인프라 구축, 국제표준 개발로 나뉘어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을 구축한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 3월 이내비게이션 사업 총괄 사업단으로 KRISO를, 사업단장에 이한진 단장을 선임했다.

이내비게이션은 해상안전 종합관리 체계다. 국제연합(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2019년부터 국제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무선통신 기술로 선박을 안전하게 지원할 수 있고 먼 해상에서 휴대폰 통신이 가능해지는 등 해운 물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