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각종 전자지급수단(페이)의 모든 은행 현금자동화기기(CD/ATM) 출금이 가능해진다. 지금은 제휴를 맺은 일부 은행 CD/ATM 현금 서비스만 가능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금융결제원이 각종 페이의 제휴 은행뿐만 아니라 모든 은행 CD/ATM에서 현금 출금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한은 산하 `핀테크정보화 워킹그룹`에서 금융결제원 CD공동망을 이용, 간편하게 모든 은행에서 각종 페이들의 ATM 현금 출금이 가능하게 만들자고 논의하고 있다”면서 “은행업계 의견이 수렴되면 앞으로 새로운 전자지급 수단들은 별도의 제휴 없이 모든 은행 ATM에서 출금이 가능하도록 공동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D공동망이란 자동화기기를 활용한 은행 간 거래를 말한다. CD공동망은 은행들 CD를 서로 연결해 주는 시스템으로, CD/ATM을 이용해 다른 은행으로 자유롭게 송금할 수 있는 것도 CD공동망 덕분이다.
삼성페이의 경우 ATM 기기에서 스마트폰만으로 입출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현재 5개 은행에서만 삼성페이 ATM 이용이 가능하다. 우리은행과 삼성페이 독점 계약이 끝난 지난 5월 신한은행·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등 4개 은행이 제휴를 맺었다. 삼성페이와 계좌결제 서비스 제휴를 맺지 않은 KEB하나은행 고객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
네이버페이도 마찬가지로 독점 계약을 맺은 신한은행 ATM에서만 돈을 출금할 수 있도록 했다.
한은, 금융결제원이 CD공동망을 활용할 경우 은행과 정보기술(IT) 기업 간 별도의 제휴없이 모든 은행에서 출금이 가능해 사용자 편의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CD공동망에 참여하는 금융회사는 시중은행, 특수은행, 지방은행, HSBC은행, 우체국, 농협(중앙회 및 단위농협), 수협(중앙회 및 단위수협),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이다.
이번 조치가 완료되면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페이 사업을 하는 IT 기업들이 일일이 은행과 제휴하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 IT 기업은 환영하고 있지만 일부 은행들은 독점 제휴 등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여지가 없어지면서 크게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 오픈과 맞물려 8월 삼성페이 서비스도 독점으로 제공, 모바일에 강한 은행이란 이미지를 얻었다”면서 “`페이제휴`라는 마케팅 수단이 사라지는 아쉬움뿐만 아니라 타행 CD 수수료 등 문제도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