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행 엿새째를 맞은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 행사에서 여야 3당 지도부가 만났으나 신경전이 계속됐다. 특히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법대로 하자”며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국회 정상화 해법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념식에서 스탠딩 형식으로 간단한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정 의장에게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 잘못이 있었다고 재차 지적했다. 그는 “해임건의안 처리를 전후해서 의장께서 보인 태도는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회법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판단돼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1차적 책임은 입법부 수장이 져야 하고, 또 이 사태를 수습할 책임도 의장한테 있다고 모두가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법적으로 잘못한 게 없다”며 “잘못한 게 있다면 법적으로 책임을 지겠다. 법적으로 하자”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이어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외국 순방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국회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오는 3일 믹타(MIKTA) 회의 참석차 호주로 출국하려던 일정을 취소하겠다는 뜻도 표명했다.
이 이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야당 수장들도 상당 시간 대화 시간을 가졌지만 서로 이견만 확인한 채 별다른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국군의날 기념 행사 직후 여야 3당 지도부는 각자 지역구로 흩어졌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은 정 원내대표에게 “많이 힘드시겠다”며 짤막한 인사말를 건넸고, 이에 정 원내대표는 “잘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박 위원장에게도 간단한 인사말을 건넸지만 더민주측 지도부와는 대화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