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취임…지주사 전환·상장 조속 추진

낙하산 논란을 뚫고 정찬우 한국거래소(KRX) 신임 이사장이 예정보다 하루 늦은 5일 취임했다.

정 이시장은 취임 일성으로 거래소 최대 현안인 지주회사 전환과 상장을 선결 과제로 강조했다. 전임 최경수 이시장 시절부터 추진해온 거래소 최대 숙원을 풀어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미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취임…지주사 전환·상장 조속 추진

정 이사장은 금융위 부위원장 출신으로 당·정·청에 다양한 우군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거래소 지배구조 개편을 담은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 통과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글로벌 거래소의 인수·합병이 미국, 유럽을 넘어 아시아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체제 개편을 미루면 한국거래소 운명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론에서 나온 것이다. 정 이사장은 이른 시간 안에 체제 개편을 마무리하고 상장에서 확보한 자금으로 세계 주요 거래소 인수나 지분투자 등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이사장은 또 “성장 가능성이 높은 혁신 기업이 거래소에서 발굴돼 성장하고 세계적 기업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면서 “상장제도를 개선해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기업을 원활하게 상장하고 창업기업을 위한 상장 사다리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90개 기업이 상장하는 등 외형적 성장을 거뒀다면 올해부터는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뜻이다. 스타트업 시장인 KSM과 코넥스, M&A중개망 등을 육성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조와의 갈등으로 하루 늦게 취임식을 치른 정 이사장은 조직안정을 위한 소통도 강조했다. 내부적으로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는 조직문화, 대외적으로는 큰 틀에서 시장과 소통하고 스스로 변화하고 혁신하는 조직을 강조했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취임…지주사 전환·상장 조속 추진

조직 내부 자율성을 확대해 혁신적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의사결정 권한을 하위 조직으로 대폭 위임할 뜻도 밝혔다.

정 이사장은 “소통과 자율이라는 토양위에서 더 좋은 성과를 거둔 직원이 더 높은 평가를 받고, 더 열심히 일한 직원이 더 대접받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거래소 노조는 이날부터 투쟁방식을 대외선전전과 법률 투쟁 위주로 전환키로 하고 물리력을 동원해 취임식을 막지는 않았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