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현 정부 임기 내 시험발사 어렵다

`한국형 발사체` 시험 발사가 사실상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 임기 내에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신문이 지난 7월 보도한 대로 한국형 우주발사체 시험 발사 일정은 10개월 이상 지연될 전망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5일 KAIST에서 열린 정부 출연연구원 국정감사에서 “항공우주연구원이 지난 5월 미래창조과학부에 박근혜 정부 임기 내에는 한국형 발사체 시험발사가 어렵다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공개한 `(한국형 발사체) 계획 대비 일정 지연 현황` 문건은 발사체 시험 발사 일정을 당초 예정했던 2017년 12월에서 10개월 늦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문제를 놓고 지난 7월 차관 주재로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를 열어 2017년 12월로 정해진 한국형 발사체(KSLV-Ⅱ) 시험 발사 일정을 10개월가량 연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발사체 연기에 따른 예산낭비 등 논란이 일자 국가우주위원회 최종 결정을 미루고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발사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

김 의원은 “미래부는 `기술적 난제`를 인정하면서도 발사 연기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한국형 발사체 사업은 막대한 국민 혈세가 투입된 사업이다.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면 신속한 대응책을 수립해야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대통령 임기 내 시험발사가 어려워지는 점을 의식해 지연 결정을 늦추고 있는 것 같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최명길 의원도 “내년 12월 대선 전에 시험 발사를 진행하기 위해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며 같은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홍남기 미래부 차관은 “외부 전문가를 통해 지연 시점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전문가 검토가 끝나면 국가우주위원회를 개최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이미 한국형 발사체 7톤 엔진 580초 연소시험에 성공했다”면서 “연소 불안정성과 연료탱크 용접 등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2010년부터 7년 동안 연구한 로켓 시험 발사 일정이 1년 3개월 남은 상황에서 연기되면 과학계 안팎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애당초 무리한 계획을 잡은 것인지 개발이 너무 느슨하게 진행된 것인지를 놓고 공방이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정 연기로 인건비 등 국민 세금이 추가될 수도 있다. 2020년 달 탐사 등 우주개발 로드맵도 줄줄이 순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