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올해 수출 물량 내수로 돌린다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해외 판매 계획분을 내수로 전량 돌렸다. 전기차 구매 희망자들이 느끼는 공급 부족이 상당부분 해결될 전망이다. 내년 국내외 전기차 신차모델이 등장하기까지 아이오닉 일렉트릭 인기와 확산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기아차는 연말 할인으로 경쟁에 가세한다.

현대차는 올해 생산 계획한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체 물량 4300대 전량을 내수시장에 투입한다고 18일 밝혔다. 당초 3000대가량만 내수 판매하고, 나머지 1300대는 유럽 등에 수출할 계획이었다.

최근 구매 신청자가 급증하면서 판매 전략을 급거 수정했다. 이미 인도된 차량까지 포함해 약 4000대 구매 신청서를 확보한 현대차는 4300대 이후 물량은 내년에 인도하더라도 높아진 국내 전기차 확산세에 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결정에는 전기차산업 활성화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의지도 깊숙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마침 시작된 한국전력 공동주택용 전기차 충전기 무료 구축사업과 맞물려 극심한 경기 침체에도 전기차 시장 만큼은 활기를 띠게 만들었다.

자극을 받은 르노삼성·기아차도 약 500만원 수준의 연말 할인에 들어갔고 BMW 등 해외 메이커도 가격인하를 검토 중이다.

전기차 확산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공동주택 충전기 구축 문제도 빠르게 해소될 조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열린 `2016 지역희망박람회` 제주전시관에서 전기차 이용자(홍정표씨)로부터 공동주택 충전기 구축 불편함을 건의 받고, 현장에서 산업부 장관에게 해결을 지시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지난 16일 가진 전기차 이용자 간담회에서 “한전 전기차 충전인프라 신청자가 입주민회의에 참여할 때 한전 직원을 동석하도록 해 입주민 설득에 힘을 보태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현대차에도 아이오닉 일렉트릭 내수 물량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밝혀 참석자들의 환호를 끌어내기도 했다.

한전 공동주택 충전기 구축도 속도를 냈다. 선착순 공모 일주일 만에 전국 70개 아파트 단지가 신청서를 냈으며 하루 평균 100건 이상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여기에 다수의 전기차 이용자가 별도 제작한 신청 가이드가 인터넷과 각종 SNS 등에 확산되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6일 한양대 아이디어 팩토리 카페에서 전기차 실이용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6일 한양대 아이디어 팩토리 카페에서 전기차 실이용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타는 이원재씨는 “한전 전기차 충전기 신청서 작성 등 매뉴얼을 개인 블로그에 올린 후 하루 평균 10여명이 방문자 수가 4000명까지 늘었다”며 “한전 충전기는 당장 전기차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지금 무조건 신청하는 게 나중을 생각해서도 이득이다”고 말했다.

르노삼성과 기아차는 자사 유력전기차 모델 `SM3 Z.E.`와 `쏘울EV`에 대해 각각 12%와 11% 할인에 들어갔다. 르노삼성 SM3 Z.E.(판매가4090만원)을 제주에서 구매하면 할인과 정부·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해 1400만원대에 살 수 있다.

지난 7월에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이 차는 출시 4개월 만에 약 4000건의 구매 접수를 받는 상태다.
지난 7월에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이 차는 출시 4개월 만에 약 4000건의 구매 접수를 받는 상태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