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전 교수 “인공지능·로봇 이미지 과장하면 4차 산업혁명 실패”

이경전 경희대 교수
이경전 경희대 교수

“인공지능이나 로봇, 자율주행차 이미지는 과장됐다.”

이경전 경희대 교수(경영학)는 20일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과대평가해서는 4차 산업혁명을 올바르게 준비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교수는 SK텔레콤 바른ICT연구소 주최로 열린 `4차 산업혁명이 온다-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와 정책` 워크숍에서 비전문가에 의한 과대포장과 왜곡이 판단 실수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국내는 물론이고 엘론 머스크, 스티븐 호킹, 스티브 워즈니악 등 세계적 전문가가 인공지능에 대해 잘못된 이미지를 퍼뜨리고 있다”면서 “이들의 공통점은 인공지능 관련 응용을 해본 적이 없고, 철학이나 과학소설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게 전문가 견해”라고 지적했다.

인공지능이 어느 순간 인간을 추월하는 `특이점`이 온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이비종교의 종말론과 유사하다”고 혹평했다. 비과학적 근거로 인공지능을 비판하고 있다며 “공상과학 소설을 읽지 말라”고까지 했다.

그는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인간 수준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 날이 가까운 시일 안에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환기했다. 자율주행자동차도 인간 개입이 완전 배제되기까지는 수십 년 세월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잘못된 인식은 잘못된 판단을 낳는다는 이 교수는 “인간의 언어로 의사소통하는 휴먼로봇을 예로 들면 인간과 같은 수준의 언어 소통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론은 나오지 않았다”면서 “잘못되 기대감을 주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그 자체로 실패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사진이나 영화처럼 우리의 능력을 확장시키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전제한 그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인간을 보조하는 수준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런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은 응용 기술에서 먼저 촉발될 것으로 봤다.

이 교수는 “불완전한 인공지능이나 로봇은 오류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완전 자동화가 어렵고, 따라서 상업화가 힘들다”면서 “응용 분야를 한정하고 적절한 기술과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