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대학이 소프트웨어(SW) 특기자 전형 평가 기준으로 논리 사고력과 창의력을 제시했다. 사교육 열풍 원인인 코딩은 평가 기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SW 특기자 전형을 단계별로 공대 전 학과와 인문·사회과학대로 확대한다.
23일 KAIST,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국민대 등 주요 SW 중심대학은 논리 사고력과 창의력을 갖춘 학생 선발을 위한 세부 평가 기준 마련에 착수했다. 내년 3월 SW 특기자 입시 요강을 최종 확정, 공개한다.
올해 SW 특기자 전형을 실시한 KAIST는 심층면접으로 논리 사고력을 평가한다. 1차 서류전형에서 SW 동아리 활동과 경진대회 입상 등을 파악, 정원의 두 배 이상을 선발한다. 2차 심층면접으로 사고력을 테스트한다.
한태숙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심층면접으로 학생에게 문제를 주고 논리정연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볼 것”이라면서 “학원에서 코딩을 배우는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올해 SW를 포함한 특기자 전형 경쟁률은 10대 1을 넘는다.
SW 특기자로만 선발하는 대학 대부분이 면접에 비중을 많이 둔다.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등이 서류전형에서 두세 배 학생을 선발, 면접으로 최종 결정한다.
SW중심대학협의회장인 서정연 서강대 교수는 “면접 때 SW 논리 사고력을 질문할 것”이라면서 “문제 해결 능력을 본다”고 밝혔다.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는 “코딩만 잘하는 학생을 선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류전형 평가 기준은 학교마다 차이가 있다. 핵심은 SW 활동이다. KAIST, 성균관대, 한양대 등은 외부 경진대회 등 대외 활동에 가점을 준다. 고려대 등 일부 대학은 교내 SW 활동만 평가한다. 유혁 고려대 정보대학장은 “SW에 관심이 많다면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충분히 SW 특기자 전형에 합격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든다”면서 “대외 활동을 중시하면 사교육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SW 중심대학 총괄책임 교수들은 코딩 학원을 다니는 것에 부정 입장이다. 유민수 한양대 교수는 “영어, 수학 등 입시 과목처럼 코딩을 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오히려 창의력을 잃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SW에 흥미가 있는 학생은 독서나 여행 등으로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W 특기자가 선택하는 학과 폭도 넓어진다. 서강대는 SW 중심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사회과학 계열인 신문방송학과의 SW 특기자 5명을 선발한다. 성균관대도 SW학과뿐만 아니라 공대의 다른 학과도 선택한다. 한양대도 앞으로 컴퓨터공학과 외 기계공학과 등 다른 학과를 선택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융합 전공 제도로 SW 특기자 학생이 다른 학과 공부도 가능하다.
아주대, 서울여대 등에 이어 한양대도 초·중학생 대상 정보기술(IT) 영재원을 개원한다. 12월 교육부 인가를 받아 내년 3월 개원 목표다. 고려대, KAIST 등은 과학영재교육원을 운영, SW를 초·중학생 대상으로 교육한다. 4년 전액 장학금 지급 제도와 해외 인턴십도 확대했다.
[표]주요 SW중심대학 SW특기자 평가 방향
자료:학교 종합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