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자신감을 되찾았다.
메모리 시황 호조로 실적이 개선됐고, 지연될 것이라 예상됐던 1x나노 D램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예정대로 1x나노 D램 양산체제를 갖추면 3위 업체인 마이크론과 기술 격차는 벌리고 1위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명영 SK하이닉스 재무본부장(전무)은 25일 오전 개최된 2016년도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올 연말 1x나노 D램을 샘플링한다”면서 “내년 1월 생산을 시작해 2분기에는 양산체제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1x 나노 D램 개발이 거의 완료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2y, 2z나노 D램 개발, 양산이 지체돼 근래 삼성전자와 기술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업계에선 1x 나노 D램 개발 완료 시점 역시 올해를 넘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이 전무 발언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미세 공정으로 전환하면 웨이퍼 한 장당 뽑아낼 수 있는 칩 수가 증가해 원가를 낮출 수 있다. 공정 전환이 빠르면 경쟁사 대비 원가가 낮아져 이익 지표가 개선된다. SK하이닉스가 3분기 큰 폭의 이익 개선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도 2y 체제에서 2z D램 생산을 늘린 덕이다. 2z D램 비중은 4분기 말 40%를 초과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SK하이닉스는 밝혔다. 이 전무는 “4분기에는 2z D램 수율이 더 좋아질 것이므로 원가절감률이 클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우리가 원하는 수율(골든수율)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사업 전망도 밝다.
2분기까지 적자였던 낸드 사업에서 3분기 소폭 흑자를 달성했다. 가격 상승과 원가절감 활동에 힘입은 결과다. 4분기 실적도 가격 상승, 추가적인 원가절감으로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연말까지 2만~3만장 규모 3D 낸드플래시 생산용량을 확보할 것”이라며 “연내 3세대(48단) 3D 낸드플래시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내년에는 4세대(72단) 제품 개발을 완료해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4조2436억원, 영업이익 7260억원, 순이익 597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 8%, 영업이익 60%, 순이익 109% 증가한 수치로 증권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아이폰 등 모바일 신제품 출시, PC 수요 확대 등으로 메모리 시장 상황이 개선돼 매출이 증가했다. 2y D램 제품 생산 확대에 따른 원가 절감으로 영업이익도 대폭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환경과 경쟁구도 속에서도 끊임없는 기술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톱2 메모리반도체 회사`로 사업 경쟁력을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