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누구? 박근혜 대통령 '정신적 멘토' 故최태민 씨 다섯 번째 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5일 최순실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봤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가운데 '비선실세 의혹' 당사자인 최순실 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순실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신적 멘토'로 잘 알려진 고(故) 최태민 씨의 다섯 번째 딸이다.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관계는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대통령은 1974년 육영수 여사가 피살된 뒤 영부인 역할을 하게 됐는데 그 당시 최 씨가 상심에 빠진 박 대통령에게 '위로 편지'를 보내면서 급속하게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1975년 4월 대한구국선교단 총재를 맡았고, 박 대통령이 명예총재를 맡기도 했다.
최 씨는 지난 1990년 육영재단 운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벌어졌을 때 또 다시 주목을 받았다.
당시 박 대통령의 동생 근령 씨는 최 씨의 전횡을 비난하며 "최태민 씨에게 포위당한 언니 박근혜를 구출해달라"는 탄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하기도 했다.
최 씨는 1994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최 씨가 세상을 떠난 이후 최순실 씨는 항상 박 대통령 곁을 지켰다.
1952년생으로 박 대통령보다 네 살이 어린 최준실 씨는 1975년 단국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원 영문학과를 수료했으며, 최근 최서원으로 개명했다.
최순실 씨는 육영재단 부설 유치원 원장을 지냈으며 1990년대에는 강남구 신사동에 몬테소리 교육으로 유명한 초이유치원을 개원했다.
최순실 씨는 정윤회 씨와 결혼해 슬하에 딸 정유라를 뒀으며 지난 2014년 5월에 정 씨와 이혼했다.
최순실 씨는 박 대통령이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에도 박 대통령 곁을 떠나지 않고 곁에서 지켰다.
특히 박 대통령이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유세 당시 습격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을 때에는 최 씨의 언니가 병실에서 박 대통령을 간호한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핵심 친박(친박근혜계)계 의원들 조차 사석에서 최 씨를 만나거나 제대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베일에 휩싸인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11월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정 씨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당시 정 씨를 수사한 뒤 국정 개입 의혹은 허위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지만 당시 '청와대 감찰보고서'를 작성한 박관천 전 경정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우리나라 권력 서열이 "최순실 씨가 1위, 정 씨 2위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한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박 대통령과 최 씨와의 관계에 대해 "아는 사이인 건 분명하지만 절친하게 지낸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 씨가 대통령을 언니라고 부르고 40년간 절친은 아니라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5일 박 대통령은 "최순실 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이라고 밝혔다.
한은숙 기자 esh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