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콜센터 상담사를 대신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해선 안됩니다. 콜센터 상황을 파악하고 어떻게 정보기술(IT)을 도입할지 단계적으로 살펴봐야합니다. 콜센터 분야에도 정보화전략계획(ISP)를 도입하는 `C-ISP` 전략이 필요합니다.”
강태덕 이노라임 대표는 콜센터 업계가 무턱대고 최신 기술을 도입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20년 전 LG CNS에서 개발자로 근무를 시작, 2005년 태광 티브로드 최고정보기술책임자(CIO)를 거쳐 2008년부터 태광그룹 IT계열사 티시스 최고경영자(CEO)와 태광그룹 CIO를 겸직했다. 올 초 이노라임 대표로 자리를 옮겨 회사 운영을 맡으며 인생 2막을 열었다.
강 대표는 2002년부터 국내외 콜센터 구축 CRM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콜센터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 과정에서 콜센터 상담사가 사용하는 CRM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콜센터 토탈 솔루션을 다뤘다. 2005년부터 티브로드 콜센터 운영을 시작으로 2008년 흥국생명 콜센터, 흥국화재 콜센터 등 태광그룹 2500석 규모 콜센터까지 운영했다.
강 대표는 10여년 이상 콜센터 관련 IT업계에 종사하며 문제점을 발견했다.
그는 “업체 대표나 임원은 클라우드나 빅데이터, AI, 챗봇처럼 최신 트렌드를 콜센터에 도입하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는 건 한계가 있다”면서 “콜센터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신기술만 도입하면 제대로 된 효과를 얻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C-ISP`를 강조한다. 콜센터도 정보화전략계획 마련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금융, 유통, 통신 등 산업 분야별로 고객 대응법이 다르다. 모든 콜센터가 동일한 시스템을 도입해선 안 된다.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버릴 부분과 필요한 부분을 골라내야 한다는 게 강 대표 주장이다.
예를 들어, AI가 콜센터 인력을 대체한다는 의견이 있다. 반대로 AI가 상담인력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강 대표는 처음부터 답을 정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ISP를 거쳐 AI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만 AI기술을 도입하면 된다. AI가 기본적인 상담을 대신한다면 실제 상담사는 고급 상담이 가능하다. 콜센터에 필요한 AI 기능 역시 획일적이 되어선 안 된다. 산업별로 질문 내용과 방식이 다르다. 이 역시 ISP 과정을 거쳐 필요한 부분에 맞는 AI를 맞춤형을 개발해야한다.
이노라임은 콜센터에 특화한 AI 솔루션을 공급하고 ISP 컨설팅 사업에 주력한다. C-ISP라는 국내에는 생소한 시장을 개척한다. C-ISP를 통해 국내 콜센터 환경이 한 단계 올라간다고 내다봤다.
그는 “세계 주요 국가나 기업 콜센터는 단순 고객 접점을 커버하는 센터 개념을 넘어 가치(밸류)를 창출하는 밸류센터로 발전 한다”면서 “상담사가 대출상담, 자산관리 등 전문 분야뿐만 아니라 AI나 신기술이 하지 못하는 영역을 해결하는 전문 조직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