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그리드`만 있으면 중소 인터넷몰이나 중소기업이 웹상에서 손쉽게 회계나 정보 관리가 가능합니다.”
나현호 우리테크인터내셔날 대표는 20년차 소프트웨어(SW) 개발자다. 1998년 서울 구로동 사무실 한 켠에서 개인사업자로 출발했다. 이후 2010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당시만 해도 소프트웨어 개발 용역이 주 사업이었다. 하지만 자체 기술을 확보하면서 이를 상품화하자는 내부 요구가 생겼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리얼그리드`다.
`그리드`는 사전적 의미로 바둑판 눈금 모양 등 격자를 뜻한다. 수직과 수평으로 선을 그어 이어진 각 면에 시각적으로 질서 있고 일관성 있게 내용(데이터)을 담는 것이다. 대표적 관련 윈도우 프로그램이 `엑셀`이다. 리얼그리드는 엑셀처럼 칸마다 정보를 담아 정열하고 막대 등 그래프로 시각화하는 기능을 갖췄다. 편집이나 엑셀 호환, 분류, 시각화, 정렬, 추출과 고정, 복사와 붙여넣기 등이 모두 가능하다. 시각적으로 막대나 원형, 신호, 바코드 등 표현 방식도 다양하다. 액티브엑스(X)가 없이 웹에서 구현 가능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윈도나 맥 등 컴퓨터 운용체제(OS)에서 편하게 사용하던 회계전표나 엑셀 프로그램을 그대로 웹으로 옮겼다.
대용량 데이터를 시간 지체 없이 매끄럽게 처리하는 것도 `리얼그리드` 장점이다.
나 대표는 “윈도에서 실시간 데이터 처리는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웹에서 실시간으로 4만~5만건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데는 지연이 있다”며 “시간지연을 해소한 것이 `리얼그리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리얼그리드`를 갖추고 영업을 시작한 것은 2014년이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시장을 파고들었다. 최근에는 더존이 개발 중인 프로그램에 이 회사 제품이 채택됐다. 더존 외에도 인터파크, 삼성SDS, 현대유엔아이, 한국환경공단, SK플래닛, 현대중공업 등 100여 곳에서 리얼그리드를 채택해 사용 중이다.
`리얼그리드`가 시장에 자리 잡는 데는 SW 개발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나 대표는 “과거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은 모든 프로그램을 스스로 만들려고 했지만 이제 잘하는 것을 골라 선택하고 집중한다”며 “그리드 역시 전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서 작은 분야로 이를 구입해 조합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우리테크는 규모는 작지만 어느 회사보다 자유롭다. 사장과 10여명 직원이 한 공간에 칸막이 없이 자유롭게 일한다. 격의 없이 자유로운 분위기가 유연한 사고를 만들기 때문이다.
나 대표는 “그리드 한 분야에 집중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나중에는 값 비싼 외산 제품도 리얼그리드가 대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