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보기술(IT) 인프라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아마존, 세일즈포스닷컴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기업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는 데 반해 온프레미스(on-premises) 하드웨어(HW) 매출은 서버와 스토리지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변화에 대응하는 HW 벤더들의 전략은 레거시 강화와 클라우드 기업 변신이라는 상반된 방향으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기존의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거대해진 IT 인프라 비용의 효율화와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민첩성을 추구한 결과 확산된 클라우드는 30~40년 동안 지속돼 온 강고한 IT 인프라 수급 구조를 단숨에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 확산에 따른 이러한 변화는 흡사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첫 구절을 연상시킨다.
“유럽에 유령이 출몰했다. 이 유령을 몰아내려고 지난 유럽의 모든 세력이 신성동맹을 맺었다.”
19세기 중반에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구세계 종언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은 것처럼 21세기 초 클라우드는 IT 인프라의 예전 방식을 뿌리째 뒤집어엎을 것이라는 믿음이 확산되고 있다.
IT 인프라 시장은 이전의 `벤더-구매자` 이원 구조에서 `벤더-클라우드사업자-구매자`라는 삼각 구도로 변화했다. 이런 변화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성과물들이 구체화되면서 더욱 심화될 것이다.
클라우드 확산에서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물론 동아시아 내에서 차지하는 지정학상 이점까지 더해 클라우드 기업 간 경쟁은 날로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클라우드에 힘을 보태고 있다. `클라우드 우선(Cloud First)`으로 대표되는 정부 정책은 클라우드발전법 제정과 공공 부문 클라우드 이용률 확대, 클라우드 이용에 저해되는 각종 규제 폐지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IT 산업 발전은 물론 경제 일반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클라우드 시장 확대와 경쟁 심화를 그저 반기기만은 어려운 점도 있다. `남의 잔치에 들러리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국내 IT 기업들이 클라우드 생태계의 일원으로 쉽게 진입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서비스형인프라(SaaS) 기업 육성에 나섰으며, 이를 위해 모든 소스코드를 공개한 개방형인프라(PaaS) 플랫폼 `파스-타(PssA-TA)`를 한국정보화진흥원을 통해 개발·배포했다.
플랫폼형서비스(PaaS)는 개발자들이 쉽게 응용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고 사용자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생태계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욱이 파스-타는 정부에 의해 모든 소스 코드가 공개됐기 때문에 클라우드 생태계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쉬운 접근성을 허용하는 장점이 있다.
9월 9일 코스콤은 `케이 파스-타(K PaaS-TA)` 서비스를 오픈했다. 파스-타의 최초 상용화라는 의미를 갖는 케이 파스-타는 현재 일반 기업 54곳, 개인 개발자 17명 등 총 144개 조직에서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파스-타를 이용하고 있는 개발자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이용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코스콤은 앞으로 케이 파스-타를 더욱 고도화하고 금융 업무에 특화된 PaaS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동시에 스타트업을 비롯한 관련 기업들이 파스-타를 기반으로 SW를 개발할 때 이의 유통과 운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에 맞설 수 있는 한국형 클라우드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꿈은 많은 사람이 공유할수록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코스콤의 `케이 파스-타`는 단순 클라우드 서비스가 아니라 함께 가고 싶은 사람들과 꿈을 나누는 일이다.
강신 코스콤 IT인프라본부장 kangshin@kosc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