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첫방 | ‘살림하는 남자들’] 신개념 살림예능, 남자도 외조하는 시대

사진=KBS2 `살림하는 남자들` 화면 캡처
사진=KBS2 `살림하는 남자들` 화면 캡처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2016년 대세는 살림하는 남자다”라는 슬로건을 가진 ‘살림하는 남자들’이 단순히 대세만 따라갈까, 아니면 슬로건에 담긴 사회적 인식의 변화까지 짚어낼 수 있을까.

지난 8일 오후 KBS2 새 예능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이 첫 방송됐다. 파일럿에서 정규편성된 ‘살림하는 남자들’은 김승우, 김정태, 봉태규, 문세윤, 김일중, 하태권 등 살림 초보부터 30년차 고수들의 리얼한 살림기를 담은 관찰예능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장을 보러 마트에 간 김승우는 마트 직원들과 자연스럽게 인사하며 단골 포스를 드러냈다. 카트를 끌고 다양한 시식코너를 순회하며 폭소를 유발하기도 했다.

봉태규는 아기 이유식을 손쉽게 만드는 팁을 공개하고 동시에 여러 가지 음식 조리를 하며 가정적인 면과 함께 만만치 않은 내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하일권 또한 ‘운동선수는 상남자’라는 선입견을 깨는 자상한 남편의 모습을 보였다.

‘살림하는 남자들’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확장판이라고 볼 수 있다. 육아만 다루던 것에서 더 나아가 육아를 포함하고 있는 큰 범주인 ‘살림’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이다. 해당 방송은 하루하루 일터에서 치열하게 버티는 남자들과 퇴근이 없는 집안일에 365일 시달리는 여자들의 입장 차이를 좁히고자 하는 의도다.

여자의 역할로 구분 지어졌던 살림을 남자들이 행하는 보여주며 성역할의 고정관념을 깨려는 시도로 보인다. 그 과정 속 ‘살림하는 남자들’은 출연진들이 허둥대고 좌충우돌하는 모습, 능숙하게 살림을 해내는 모습 등을 흥미를 유발하는 포인트로 잡아 예능의 묘미를 살렸다.

[ON+첫방 | ‘살림하는 남자들’] 신개념 살림예능, 남자도 외조하는 시대

특히 생활밀착형 예능인만큼 장면을 리얼하게 보여주기 위해 관찰예능을 포맷으로 잡았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는 종횡무진하며 활약했던 이들이 집에서 편하게 생활하는 모습들을 솔직하게 보여주며 반전매력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살림하는 남자들’ 스튜디오에서는 출연진들이 패널과 함께 모여 영상을 보며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영상 중간중간 개별 인터뷰를 넣어 장면에 대한 추가설명을 보충하고 속마음을 들어본다.

최근 관찰 예능으로 각광받고 있는 SBS ‘미운우리새끼’가 영상과 대화 구분이 확실하다면, ‘살림하는 남자들’은 스튜디오와 인터뷰의 개입이 꽤 많은 편이다. 이는 웃음을 유발할 포인트를 직접적으로 제시할 수 있지만, 다소 집중도가 떨어지고 산만하게 보일 수 있다.

방송의 주제와 의미를 전달하는 비중을 영상과 대화 어느 쪽에 둘지, 대화의 밀도와 밸런스가 어떻게 유지될지 지켜봐야할 듯싶다. 단순한 수다로 보이는 것을 피하고, 굳이 ‘남자가 살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의도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대화의 방향성을 확실히 잡고 가야한다.

다만, 여자 패널로는 윤손하가 출연하는데, 왜 굳이 한 명만 섭외해 홍일점으로 뒀는지 의문이다. 기획의도대로라면 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분명 남자와 여자로서 지니는 생각의 차이가 생기고 예능적으로 충돌이 발생할 텐데, 맞지 않는 성비율로 그 과정을 잘 풀어낼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소희 기자 lshsh324@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