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책] 서기만 베셀 대표가 추천한 `보이게 일하라`

서기만 베셀 대표는 2004년 회사 설립 후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면서 총 1200회 이상 비행기에 올랐다. 특히 매출의 90% 이상이 발생하는 중국은 매주 1회 이상 방문하는 단골 출장지다. 자주 중국에 가는 만큼 현지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분위기를 금방 알 수 있다. 서 대표는 출장에서 얻은 경험을 직원들과 공유한다.

서기만 베셀 대표 (사진=전자신문DB)
서기만 베셀 대표 (사진=전자신문DB)

서 대표가 추천한 도서 `보이게 일하라`는 투명한 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이다. 서로의 업무를 공유하고 소통함으로써 잘한 것은 칭찬하고 잘못한 것은 원인을 파악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한다. 구글, 페이스북, 토요타 등 세계적 기업의 사례 속에서 이 같은 공유와 소통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서 대표는 평소 경영 롤 모델로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을 꼽는다. 적자로 어려워진 경쟁사가 파산하도록 두지 않고 합병해서 짧은 기간 내에 흑자로 전환시킨 뒤 독립적인 자회사로 운영하는 경영 방식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서 대표는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은 인수한 기업의 조직과 인력은 그대로 두되 새로운 시스템을 접목해 자생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 가장 와 닿았다”고 말했다.

또 “평소 직원들과 업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실수도 떳떳하게 인정해 실패 사례로 습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보이게 일하라`에서 유사한 사례를 접하니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베셀은 경비행기 개발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한다. 내년 1분기 총 1000회에 달하는 비행 테스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테스트부터 인증, 양산, 수출까지 모든 과정을 문제없이 소화해야 신규 사업이 안착할 수 있다.

서 대표는 경비행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별도 자회사 설립을 고민하고 있다. 이 분야 전문가들을 스카우트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전문 인력과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나는 반도체 부문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전혀 다른 경비행기 분야의 기술적 문제를 일일이 지시할 수 없다”며 “전체 시스템만 정하되 직원 개개인을 믿고 거기서 나온 성과를 체크하는 체계가 만들어져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업이 성장하려면 분업화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직원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곧 회사 발전의 기회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실패가 있다면 그 실패를 뛰어넘는 발전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