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병원에 환자 응급 상황을 최대 3시간 이전에 예측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이 구축된다. 환자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서 심장정지, 폐혈증 등 예후를 추정하는 등 `골든타임` 사수를 위한 선제 대응이다. AI 기반의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 `의사 없는` 응급실·중환자실 구현도 가능할 전망이다.
아주대 의대와 아주대병원은 응급, 중환자 생체 정보를 통합 저장·분석하는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AI 기반의 응급환자 예후 알림 시스템에 가장 중요한 `데이터` 표준화와 저장을 완료했다. 이르면 내년부터 개발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한다.
AI 기반 응급환자 예후 알림 시스템은 환자 생체 정보를 분석, 갑작스런 심장정지 등 응급 상황을 미리 알려준다. 위험 상황을 예견한 의사는 사고 발생 예방을 위한 처치에 들어간다.
아주대병원은 외상센터, 응급실, 내과계 중환자실 등 3곳의 80개 병상에 환자 생체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 저장한다. 환자에 연결된 기기에서 산소포화도, 혈압, 맥박, 뇌파, 체온 등 8가지 정보를 취합·분석한다. 니혼코덴, 필립스 의료기기 기업과 협업해 개방형 인터페이스 개발을 완료했다. 생체 데이터 인터페이스는 제너럴일렉트릭(GE)을 제외한 대부분 의료기기 환경에 적용할 수 있다. 내년까지 환자 2000명의 정보를 축적한다. 올해만 200명분을 저장했다.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AI 알고리즘 개발도 시작한다. 영상 기반 AI 솔루션 기업 뷰노와 협업한다. 8가지 생체 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분석, 응급 상황 발생 1~3시간 이전에 미리 알려준다.
모든 질병을 예측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특정 질환에 특화된 AI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심장 기능 정지를 유발하는 부정맥, 세균 감염을 일으키는 폐혈증,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계획되지 않은 기도삽관 등이다.
윤덕용 아주대의대 의료정보학과 교수는 “AI의 핵심은 데이터로, 우리나라 의료 환경에서는 기술상 쉽지 않았다”면서 “국내 의료기관 가운데에서는 데이터 수집 및 분석 환경 구축을 선도했고, 개발한 AI는 내년 말까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를 통틀어서도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발생하는 긴급 상황을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은 아직까지 상용화되지 못했다. 대부분 미리 입력된 생체 데이터 값과 비교해 이상이 생기면 의료진에 알리는 `규칙 기반 시스템`이다.
아주대 의대와 병원이 개발하고 있는 시스템은 처음으로 응급 상황을 미리 알려준다. 응급실, 중환자실 환자의 생체 데이터를 중앙에 집중시키고 통합 모니터링한다. 의사가 365일 24시간 상주할 필요가 없어 `의사 없는 중환자실` 구현이 가능하다.
박래웅 아주대의대 의료정보학과 교수는 “이르면 내년부터 컴퓨터가 `이 환자는 10분 후에 부정맥이 발생합니다`라는 경고를 주는 환경이 마련된다”면서 “중앙에서 통합 관제할 경우 의사가 상주하지 않고 전문가가 중앙에서 모니터링해 응급 상황을 미리 알리는 첨단 병원 구현도 가능하다”고 의의를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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