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체개발이 아닌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전장사업을 강화한다. 데이코, 비브랩스, 루프페이를 인수해 각 사업 분야 경쟁력을 강화한 것처럼 `필요하면 인수한다`는 공식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이달초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하면서 본인 스타일 경영을 본격적으로 펼쳐나갔던 것처럼 이재용 부회장도 이번을 계기로 필요하면 인수한다는 이 부회장 경영전략을 만들고 있다.
삼성은 모든 것을 직접 개발하던 흐름에서 탈피했다.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M&A로 새로운 기술을 조기에 확보한다. 이를 기반으로 미래 먹거리에 가장 빨리 접근하는 방식이다.
최근 인수한 기업은 대부분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지 않거나 개발초기 단계인 미래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이전 방식과 다르다. 필요한 기술과 기업은 빠르게 사들이고, 삼성전자의 미래 전략과 맞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버린다.
삼성전자는 2015년 브라질 최대 프린터 서비스 업체 심프레스, 미국 모바일 결제 전문기업 루프페이 등을 인수한데 이어 올해는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조이언트, 미국 인공지능 플랫폼 기업 비브랩스, 미국 럭셔리 가전업체 데이코 등 각 분야에 걸쳐 인수합병을 이어갔다. 이들 기업 대부분 삼성전자가 미래 산업으로 낙점한 기술이다.
예스코일렉트로닉스는 LED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문 회사로 제조, 연구·개발, 서비스 전반에 걸친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옥내, 옥외용 LED 상업용 디스플레이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곳 인수를 통해 기존 LCD 패널 기반의 실내용 제품으로부터 옥외용 대형 LED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이르는 다양한 라인업을 구비함으로써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8월 인수한 데이코는 레인지, 오븐, 쿡탑, 후드, 식기세척기 등을 판매하는 북미 럭셔리 가전시장 대표적인 업체다. 삼성전자는 이 기업 인수를 통해 고급 생활가전 라인업과 전문 유통망을 확보해 북미 주택·부동산 시장에서의 가전사업 기반을 강화한다.
지난해 2월 인수한 미국 모바일 결제전문기업 `루프페이`는 삼성페이를 상용화시킨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삼성전자는 루프페이 인수 6개월 만에 삼성페이를 내놓으면서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석권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