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의 원리만 들어도 신기하게 생각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전혀 어색하지 않은 전자기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직접 출력 또는 출력물을 의뢰해보거나 3D 프린터가 작동하는 모습으로 직접 목격한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은 듯하다. 즉, 그만큼 보급이 많이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3D 프린터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 중국, 독일 등에서 많이 생산하고 있고 보급률도 그만큼 높은 편이다.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가열된 플라스틱 필라멘트가 노즐에서 나오면서 한 층씩 쌓아나가는 구조)방식은 중국의 대량 생산 여파에 밀려 우리나라 기업이 설자리를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FDM 방식보다 한 단계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SLA(Stereo Lithography Apparatus)나 DLP(Digital Light Processing)방식은 미국과 독일에서 완제품을 또는 핵심 부품을 들여와 조립/판매 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정밀 3D 프린터 시장에 한국 토종 기술로 자리매김을 시도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SN3D(대표 조규남)다.
SN3D는 이름부터 생소한 LIPS 방식을 사용한다. LIPS는 Light Induced Planar Solidification의 약자로 DLP와 유사하게 한 층 단위로 출력을 하면서 속도를 끌어 올렸다. 반면 다수의 LED를 광원으로 사용함으로써 DLP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균제도 문제를 해결했다. 이렇게 균제도를 해결하면서 넓은 면적의 출력도 가능해졌는데 현재 670mm X 400mm까지 지원한다. 또한 광원 교체를 통해 원가 절감과 높은 내구성까지 성공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아냈다.
FDM 방식 3D 프린터 개발부터 시작한 조대표는 FDM 3D 프린터를 개발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양산 판매를 포기했다. FDM 방식으로는 중국 제품의 가격과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세계에는 없는 새로운 기술 방식의 3D 프린터를 개발하기로 마음먹었고 그 성과를 이뤄냈다. 현재 조대표는 협력사를 통해 국내외 판매처를 확보 중이며 투자 목적의 러브콜도 계속 받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정밀 3D 프린터와 더불어 초정밀 3D 프린터 연구도 병행했는데, 얼마 전 테스트에 성공한 바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조규남 대표는 ‘하이엔드급과 미들엔드급 라인업이 갖춰졌으니 이제 본격적인 판매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국내 3D 프린터 시장의 확대와 소비자 만족을 위해, 유통 구조를 단순화해 최대한 부담을 낮춘 가격으로 소비자와 만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개인이 접근할 수 있는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아주 정밀한 출력물을 빠른 시간 안에 출력해 내는 3D프린터를 개발한 조규남 대표의 (주)SN3D가 3D프린터의 대중화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정민 기자 (j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