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지난 8일 화폐 개혁을 단행함에 따라 디지털 결제 분야가 각광받고 있다. 화폐 개혁으로 시중에 유통되던 화폐 86%가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인도 국민이 전자결제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8일 검은돈 근절과 위폐 방지를 이유로 기존 500루피(8660원)와 1000루피 고액권 지폐 사용을 중지, 다음달 30일까지 신권 500루피와 2000루피로 교환해주는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시중에 유통되던 화폐 86%가 사용할 수 없게 됐고, 대신 전자결제로 몰리면서 디지털 화폐 환경이 빠르게 조성되고 있다.
불룸버그는 “거리에서 달걀과 음료수를 파는 노점상까지도 모바일 결제를 받아들이며 현금이 필요 없는 시장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불결제 관련 스타트업도 시선을 받고 있다. 페이티엠(Paytm)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를 창업한 비자이 세카르 샤르마 트위터 계정에는 거리 곳곳에서 디지털 지불결제를 받아들인 노점상 사진과 제보가 쏟아졌다. 생선장수나 야채가게, 릭샤(2륜 택시) 기사도 현금 없이 모바일로 결제를 환영한다는 팻말을 내걸고 있다.
블룸버그는 “모디 인도 총리가 추진하는 화폐개혁이 전국적으로 현금 경색을 유발하면서 디지털 결제 서비스가 활성화하는 깜짝 효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현금 사용 금지가 인도 디지털 결제 산업에 긍정적 사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페이티엠은 2010년 설립된 인도 핀테크 기업이다. 모바일 전자결제와 티켓 예매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중국 알리바바가 9억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지분 40%를 가지고 있다.
인도는 인구가 12억명에 달하지만 신용카드 이용자는 2500만명에 채 못 미친다. 경제 대부분을 현금 거래에 의존한다. 화폐개혁 조치 발표 이후 은행마다 신권으로 교환하려는 사람이 몰렸지만 전국에 현금이 부족해진 상황이다. 많은 상인과 소비자가 디지털 결제로 눈을 돌린 배경이다.
페이티엠과 경쟁사인 프리차지 등은 하루만에 급격한 이용자 수 증가를 경험했다. 이용자 4000만명과 25만개 가맹점을 보유한 모비퀵도 전주 대비 거래량이 75배 급증했다.
우파사나 타쿠 모비퀵 공동 설립자는 “디지털 결제가 직면했던 모든 저항과 마찰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며 “매일 사용량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과 보스턴컨설팅그룹 7월 발표에 따르면 인도 디지털 결제 시장 규모는 2020년까지 5000억 달러(약 592조원)로 전망됐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