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 출시할 스마트폰(가칭 아이폰8)에 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이에 관한 루머가 많았는 데 권위지인 WSJ까지 가세, 아이폰8이 곡면 OLED 제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WSJ는 “애플 협력사가 최근 애플에 OLED 디스플레이 성능을 높이고 우수한 해상도를 구현하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막 OLED 디스플레이 생산량을 높이라는 요청도 있었다. 디스플레이는 아이폰8 시제품(프로토타입)에 우선 적용될 전망이다. 애플은 10개 이상 시제품을 두고 신규 모델을 고를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OLED 제조사가 휘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곡면 스마트폰 출시도 점쳐진다.
업계는 애플이 차기 스마트폰에 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기존과 다른 차별화 모델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구글, 샤오미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가 이미 OLED 디스플레이로 전환한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더 얇고 가벼우면서 유연한 설계가 가능해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애플이 OLED를 선택지에 올려둔 배경이다.
다만 OLED가 기존 LCD보다 비싸기 때문에 스마트폰 가격 자체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OLED는 LCD보다 50달러정도 비싸다. 마진을 남기려면 스마트폰 출고가에 비용을 전가시킬 수 밖에 없다.
애플이 OLED를 채용하면 디스플레이 시장 판도가 바뀐다. 애플에 OLED를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제조사는 수십억달러 추가 매출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게 된다. 애플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으면 협력사 매출은 애플 아이폰 판매량에 좌우된다. WSJ은 “매출을 올리면서 동시에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OLED 디스플레이 공급처도 관심이다. 삼성 외에 LG디스플레이,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등이 거론된다. WSJ은 “삼성이 OLED 생산과 연구개발(R&D)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10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스마트폰 OLED 시장을 장악한 상황”이라며 “LG디스플레이도 OLED 생산 확대를 위해 2018년까지 3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지만 재팬디스플레이와 샤프는 경영 문제로 OLED 생산을 늘리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