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택시인가 IT 서비스인가?...유럽 판결 주목

우버는 택시인가 아니면 IT서비스인가?

세계 최대 카셰어링 업체 우버의 사업 정체성을 밝혀줄 유럽사법재판소(ECJ) 판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버가 운송사업자인지 혹은 정보기술(IT) 플랫폼 업체인지에 따라 향후 사업 방향이 급변하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우버는 이날 열린 ECJ 공식 심리에서 “우리 서비스를 단순한 운송 서비스로 정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은 지난 2014년 스페인 택시 기업이 우버 영업 방식을 문제 삼아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우버, 택시인가 IT 서비스인가?...유럽 판결 주목

재판 핵심은 우버가 운송 서비스 사업자인지, 혹은 승객과 운전자를 연결하기 위한 독립적 디지털 플랫폼인지 가리는 것이다. ECJ가 우버를 운송사업자라고 판결하면 우버는 유럽 시장 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28개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기존 택시 업체처럼 교통안전법, 노동법 등 각종 법적 규제를 적용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버가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데 공을 들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IT 플랫폼 사업자로 판단 받으면 우버는 유럽 시장 사업에 가속을 붙일 수 있다. 법적 장벽이 사라지면서 사업을 확장하는 물론 현재 다수 유럽 국가가 금지한 저가형 모바일 콜택시 `우버팝` 등을 재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ECJ 판결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뉴욕타임즈는 “ECJ가 내년 4월 이후에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우버는 이 날 재판에서 자사 차량 공유 서비스가 유럽의 디지털 경제를 강화하는데 일조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럽연합(EU)이 스트리밍 방식 TV 콘텐츠,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 온라인 서비스에서 국가 간 공유를 확대하고 있는데, 디지털 시장에서도 불필요한 시장 장벽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버, 택시인가 IT 서비스인가?...유럽 판결 주목

재판에서는 교통사고 등으로 승객이 다친 상황에서 우버와 운전자 어느 쪽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관한 질의도 있었다. 뉴욕타임즈는 ECJ가 최종 판결에 이 같은 소비자 보호 문제도 감안할 것으로 분석했다. ECJ 판결은 세계 각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버의 사업 정체성과 운전자의 근로 지위를 둘러싼 법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몇몇 주에서는 우버 운전자를 독립적 개인 계약자인지 회사(우버) 주장처럼 직장 근로자인지에 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뉴욕 주는 지난달 기존 우버 운전자가 실업수당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판결했다. 영국 법원은 우버 운전자가 최저 임금과 휴가 급여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