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여섯 차례, 2년 연속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지수 1위를 차지한 건 세계가 우리나라를 ICT 선진국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발표한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지수`에서 조사 대상 175개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2년 연속 1위에 오른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평가 기준이 우리나라에 불리한 면이 있음에도 1위를 차지한 것은 세계가 우리나라 ICT 수준을 인정하고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최 차관의 설명이다.
최 차관은 4일 “2년 연속 1위에 만족하지 않고 K-ICT 전략을 바탕으로 지능정보사회에 대비하고 세계 최고 ICT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ITU ICT 발전지수는 175개국 ICT 접근성, 이용도, 활용 능력을 평가한다. ICT 발전 정도와 국가 간 정보 격차를 종합해서 나타낸다. 정량 지표가 기준이기 때문에 왜곡이 없다. 매년 데이터 집계가 마무리되고 발표가 임박하면 외교전이 치열하다. 자국 환경에 유리한 평가 기준 지표를 집어넣기 위해서다.
최 차관은 “우리나라가 모바일, 인터넷 강국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인터넷 이용자 대비 국제 인터넷 대역폭, 인구 100명당 이동전화 가입 건 수 등은 우리나라에 불리한 지표”라고 지적했다.
국가 간 인터넷 소통이 많은 유럽과 달리 자체 콘텐츠가 풍부한 우리나라와 일본은 국제 인터넷 대역폭 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다. 이동전화 가입 건수는 유심 칩 기준이어서 선불폰이 많은 유럽에 절대 유리하다.
미래부는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을 ITU에 설파하고 가중치를 요구했다. 후불요금제 반영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정책 노력을 기울였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노력이 올해 1위를 수성하는 밑거름이 됐다.
최 차관은 K-ICT 전략 효과도 강조했다. 최 차관은 “기본적으로 ICT 산업이 발전한 나라가 ICT 발전지수도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2014년 2위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정부가 마련한 K-ICT 전략이 다시 1위로 올라서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미래부는 지난해 3월 빅데이터 등 9대 전략산업 육성을 골자로 한 `K-ICT 전략`을 수립했다. 올해 인공지능(AI)이 핵심인 지능정보 산업을 추가, 10대 전략산업을 육성한다. 지난 3월 지능정보 산업 발전 전략을 내놓았으며, 지능정보사회추진단도 출범시켰다. 연내에 지능정보 중장기 종합대책을 제시하는 등 ICT 최상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최 차관은 “내실 있는 ICT 강국이 되려면 K-ICT 전략을 추진하면서 매출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및 벤처 배출이 지속돼야 한다”면서 “소프트웨어(SW) 분야 인재를 육성하고, 이를 중심으로 ICT 산업 전반의 발전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