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특허경영이 최근 하만인터내셔널(Harman International) 인수로 빛을 발했다. 삼성은 이번 인수로 자동차 등 취약 분야 특허를 단숨에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관련 기술에서 애플 등 경쟁사 견제 효과까지 추가로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IP노믹스가 특허DB 전문기업 광개토연구소(대표 강민수)와 공동 분석한 결과, 삼성은 하만 인수를 통해 약 1120여개 핵심 특허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개토연구소 강민수 대표는 “삼성, 애플은 하만 특허를 많이 인용한 기업들로 서로 기술적 연관성이 높게 나타났다”며 “삼성의 하만 인수는 비즈니스뿐 아니라 기술·특허적 시너지가 돋보이는 결합”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의 IP포트폴리오에 하만 특허가 추가돼 특허 파워가 크게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번 인수로 삼성은 하만 특허를 다수 인용한 애플에 대한 특허 영향력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왜 하만인가?
하만은 커넥티드카 및 전장·오디오 관련 특허를 대거 보유한 특허전문 기업이다. 광개토연구소 특허DB `프로메테우스` 분석에 따르면, 하만은 8개 관계사(AMX, AKG, MWM등)를 통해 총 1127개 특허를 보유했다. 자체 등록뿐 아니라 M&A를 통한 특허 확보(AKG아쿠스틱) 등 IP활동이 매우 활발한 기업이다. 대부분 특허는 음향·오디오·인포테인먼트에 집중됐다. △라우드 스피커 및 마이크로폰(180여개) △거리 측정 및 네비게이션(70여개) △차량용 음향(30여개) △전자 디지털 데이터 프로세싱(50여개) 등이 특허가 집중된 기술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텔레그래픽 통신(Telegraphic Communication), 스테레오포닉 시스템(Stereophonic Systems) 등 음향과 관련된 주변 산업 기술 특허가 증가하고 있다.
◇삼성, 하만IP 확보로 `꿩먹고 알먹고`
삼성은 하만 인수 전부터 하만 기술에 주목했다. 삼성은 하만버커오토모티브시스템 특허를 최근 5년간 총 52회 인용해 글로벌 기업 가운데 최다를 기록했다. 삼성이 하만 기술을 빈번하게 인용했다는 것은 삼성과 하만 기술 결합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하만을 삼성이 아닌 소니나 애플 등 다른 경쟁사가 인수했다면 삼성은 기술적으로 큰 부담을 안게 되는 환경이다. 애플이 삼성의 하만 인수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애플은 하만의 오디오, 자동차 기술을 광범위하게 인용해 왔다. 삼성은 특허 확보만으로 애플을 압박하는 추가 효과를 거뒀다.
◇커지는 하만 특허 영향력, 시너지 효과도 가파르게 높아져
삼성은 그동안 하만의 오디오 기술을 주로 참고했다. 특허 피인용이 오디오 기술에 집중됐다. 삼성이 종합 가전기업으로 오디오 기술을 개발해 왔기 때문이지만, 역설적으로 하만의 자동차 기술을 인용할 자동차 특허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 애플은 상황이 다르다. 오디오 기술뿐 아니라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하만 특허 피인용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애플이 아이팟, 아이튠즈 등 오디오 투자와 함께 자동차용 OS(iOS for Car)·인포테인먼트 기술 개발을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주목할 것은 점차 하만이 보유한 특허의 심사관 인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강민수 대표는 “최근 하만 관계사 AKG어쿠스틱스(맣 Acoustics) 소유 특허의 심사관 인용이 급증하고 있다”며 “하만 기술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특허 활용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삼성의 시너지 효과도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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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욱 IP노믹스 기자 wook@etnews.com